(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베네수엘라 고위 공무원과 가족의 미국 입국을 상당 부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에 서명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란을 테러 지원 국가로 비난하면서 "이 같은 위협이 중동과 그 너머의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미국 입국을 제한·유예하는 조치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새 조치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란산 석유를 운송한 중국 기업 6곳과 중국인 관련자 5명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목록에 올렸다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직후 나왔다.
NYT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80여명에 이르는 고위급 공무원들과 함께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머무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례적 조치라면서, 그러나 이미 미국에 들어가 있는 유엔총회 참석 대표단이 강제 출국당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반미를 내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도 비슷한 제한 조치가 적용됐다.
EFE통신은 베네수엘라의 경우 차관급 이상 공무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 조치가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 베네수엘라 등 적대 관계에 있는 국가의 공무원이라도 유엔 회의 참석 목적으로 입국할 때는 동선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비자를 발급해왔다.
새 입국 제한 조치와 관련해 미 정부 관계자는 EFE통신에 "미국의 국제규약 준수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유엔 회의 참석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차관급 공무원뿐 아니라 친정권 인사들이 대부분인 제헌의회 의원, 군 장교, 경찰, 대령급 이상 국가경비대 인사에게도 적용되며, 마두로 정권과 거래하며 이익을 얻는 외국인 등도 입국 제한 대상으로 지정됐다.
한편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면서 "예스라는 답을 듣고 싶다면, 협상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길은 미국이 핵 합의에 복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진 촬영은 가장 마지막 정거장이지, 첫 정거장이 아니다"라며 보여주기식 협상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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