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3일 청문회 예정…총리직 5선에 변수될지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69)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다음주 예정된 자신의 비리 혐의 청문회를 방송으로 생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 "3년 동안 (나의 혐의에 대한) 부분적이고 편향적인 (내용) 유출이 넘쳐난 뒤 대중이 모든 것을 들을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검찰총장에게 청문회를 생방송으로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숨길 것이 없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들려지기를 원한다"며 생중계를 통해 정의와 진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의 요청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달 2∼3일 열릴 비리 혐의 3건에 관한 청문회에 직접 참석할지는 불확실하다.
AFP는 네타냐후 총리가 아니라 그의 법정 대리인들이 청문회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검찰은 청문회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기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올해 2월 아비하이 만델블리트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년간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과 호주 사업가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혐의들을 부인해왔다.
이번 청문회가 5선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인생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돼 연립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받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은 지난 17일 치러진 총선에서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 가운데 32석에 그치면서 33석을 얻은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에 제1당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네타냐후 보수 진영의 의석이 모두 55석으로 중도좌파 진영(54석)보다 1석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청문회 생중계를 요청한 것은 비리 의혹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측이 청문회에서 여러 혐의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경우 비리 논란이 약화하면서 연정구성 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혐의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여론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지난 25일 기소 위기에 직면한 지도자와 협력할 수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대연정' 제안을 거부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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