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이 4개월 연속 줄었다. 원화가치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졌지만, 세계 교역이 위축된 탓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08.98(2015=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5.8%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하고 나서 6월 -7.3%, 7월 -0.6% 등 4개월째 하락을 기록했다. 가격변동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수출물량 자체가 전년 대비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달의 경우 평균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로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물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교역규모가 위축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수요가 감소하며 환율 효과가 작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수출이 줄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품목의 수출물량이 5.1% 줄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가 속한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7월 27.6%에 이어 8월에도 21.2% 증가했다.
기계 및 장비(-11%), 제1차 금속제품(-5.8%) 수출물량도 많이 줄었다.
수출물량에 달러 기준 수출물가를 곱해 지수화한 수출금액지수는 104.45로 전년 동기 대비 15.6% 하락했다. 9개월 연속 내림세다.
반도체 수출물량은 늘었지만 단가가 하락한 탓에 수출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8월 집적회로 수출물가가 39.4% 떨어진 영향에 수출금액은 1년 전보다 27.8% 줄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10.64로 1년 전보다 1.5% 올랐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7.9% 늘었으나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기계 및 장비 수입물량이 9.8% 줄었다. 수요 감소에 화학제품 수입물량도 7.2% 감소했다.
수입물량이 늘었으나 8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입금액지수(117.01)는 4.7% 하락했다.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4.6% 내려 2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품 가격이 수입품보다 더 많이 떨어진 탓에 교역조건이 악화한 것이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 규모를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0.1%로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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