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망명한 캄보디아 야당 지도자인 삼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가 캄보디아군을 향해 훈센 정권을 타도하는 데 도와달라고 호소하자 당국이 삼랭시 전 대표 등을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하는 등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2015년 말부터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랭시 전 대표가 최근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해 오는 11월 9일 귀국하겠다고 공언한 뒤 양측의 갈등이 점차 심화하는 분위기다.
2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랭시 전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 계정에서 "애국적인 군에 호소한다"면서 "11월 9일 캄보디아로 돌아갈 때 애국군은 반역자인 훈센 총리를 제거하려고 봉기하는 국민 보호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랭시 전 대표는 또 "훈센 총리는 2018년 가짜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은 약탈자일 뿐만 아니라 국가를 파괴하고 중국에 팔아먹는다"면서 "훈센 정권 전복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캄보디아 법원은 랭시 전 대표를 비롯해 해외에 망명한 야당 지도자 9명을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했고, 당국은 랭시 전 대표가 귀국하는 즉시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CNRP는 국회의원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야당이었지만 2017년 11월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됐다. 이에 따라 8개월 뒤인 지난해 7월 치러진 총선에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국민당(CPP)이 125석을 싹쓸이해 30년 이상 권좌를 지켜온 훈센 총리의 집권이 5년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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