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사 입원한 병원가려던 자리프 장관 경비 요원이 제지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온라인 병문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 국무부가 이란에 수용된 미국인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뉴욕을 방문 중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병문안을 불허했다고 이란 외무부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전날 뉴욕의 병원에 암으로 입원한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를 병문안하려 했지만 미국 당국이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이란이 불법으로 억류한 미국인 가운데 한 명을 석방하면 병문안을 할 수 있다. 그들은 지금 가족과 친구를 만날 수 없고 자유롭게 원하는 곳을 방문할 수도 없다. 이런 입장을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의 알리레자 미르유세피 대변인은 28일 "타크트-라반치 대사가 입원한 병원은 뉴욕 유엔본부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라며 미국의 조처를 비판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도 이날 "미국은 인도적인 병문안까지 정치적 명분을 위한 인질로 사용한다"라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기술의 도움으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뉴욕의 병원에 입원한 40년 지기 친구를 보고 얘기할 수 있었다"라는 글과 함께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병상에 누운 타크트-라반치 대사와 얘기하는 사진을 올렸다.
미 국무부는 7월 자리프 장관이 유엔회의 참석차 뉴욕에 왔을 때도 유엔본부,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 유엔 주재 이란 대사의 관저로 방문지를 한정한 비자를 발급했다.
이번에도 이들 3곳만을 방문지로 지정한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현지언론에는 자리프 장관이 병문안을 위해 유엔본부를 나서려고 하자 미국 경비 요원이 그를 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방송됐다.
미 재무부는 자리프 장관이 6월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에 오른 이란 최고지도자의 이익을 위해 직·간접으로 일했다는 이유로 7월 31일 SDN에 추가했다.
수감자 석방과 관련, 이란 외무부는 27일 "미국과 수감자 맞교환을 위한 협상을 기꺼이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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