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마코토 전 간사장 출간…자위대 존재 적시하려는 아베에 반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개헌에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원로 정치인이 이에 반대하는 책을 내 주목받고 있다.
28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가 마코토(古賀誠·79) 전 자민당 간사장이 쓴 '헌법 9조는 세계유산'이라는 책이 이날 발매됐다.
이 책은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반영하자는 자민당의 제안에 대해서도 "(헌법에 자위대를) 쓸 필요가 없다. 적어도 9조 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바늘귀만큼도 하면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일본 헌법 9조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전쟁 및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이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군대와 유사한 조직인 자위대의 존재가 헌법과 충돌한다며 자위대가 헌법에 따라 인정받을 수 있도록 9조에 국방군에 관한 조항을 추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헌법 9조를 개정하면 일본이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개헌에 대한 경계감을 줄이기 위해 9조 1항과 2항을 그대로 두고 일부 내용을 추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고가 전 간사장은 이런 방식의 개헌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그는 헌법 9조가 "다시 전쟁하지 않겠다고 세계 각국에 평화를 발신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 2세 때 아버지가 전사한 후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란 경험 때문에 "전쟁미망인을 다시 만들지 않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다고 책에서 소개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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