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불법이 된 의회정회 사태 여왕에게 사과"

입력 2019-09-29 16:59  

"존슨 총리, 불법이 된 의회정회 사태 여왕에게 사과"
왕실 관계자 "신뢰에 금가…존슨은 캐머런처럼 가터 훈장 못받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과적으로 불법이 된 의회 정회를 요청했던 것에 대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왕실 관계자들은 대법원이 지난주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리기 전 이미 존슨 총리가 5주 동안 의회 문을 닫기로 결정했을 때 왕실에서 '심각한 동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왕실 측근들은 존슨 총리가 여왕 연설을 조기 총선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분쟁으로부터 여왕을 보호할 방안들을 모색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올 8월 2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10월 14일 여왕 연설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관행에 따라 이를 승인했다.
영국에서는 여왕 연설 전 의회를 정회하는데, 10월 31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앞두고 5주간 의회가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자 존슨 총리가 여왕 연설을 이용해 의회 토론을 원천 봉쇄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대법원은 24일 관련 소송에서 존슨 총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의회의 헌법적 기능 수행을 방해했다며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10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존슨 총리가 판결이 나온 날 여왕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를 꺼리는 일에 대해 개인적인 사과를 한 게 이번이 세 번째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지난 26일에는 자신의 말이 거칠다고 비판하는 의원들을 '협잡'이라는 표현으로 무시했던 게 '실수'였다고 내각에 말했다.
또 앞서 존슨은 모교인 사립 기숙학교 애시다운하우스의 성 학대 피해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거친 표현을 써가며 독립적인 아동 성 학대 조사에 60만 파운드(8억8천만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의회 정회에 관한 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왕실과 총리 사이의 신뢰에 금이 갔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여왕을 비롯한 왕가는 일이 전개되는 양상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 왕실 소식통은 여왕의 고위 측근들이 지긋지긋해하고 있다며 왕실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왕실의 관계자는 여왕과 나눈 사적 대화를 공개해 (왕실로부터) 정도를 벗어났다는 질책을 받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만큼이나 존슨 총리가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 발간을 앞둔 지난 19일 BBC에서 방송되는 '캐머런의 시절' 프로그램에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분리독립 찬성 지지율이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여왕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고 여왕 비서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총리실의 요청 이후 실제로 여왕은 스코틀랜드 밸모럴 영지에 있던 교회 밖에서 지지자들에게 "미래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버킹엄궁은 캐머런 전 총리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여왕과 나눈 사적인 대화를 공개한 데 명백한 불쾌감과 당혹감을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왕실이 그런 캐머런 전 총리와 존슨 총리 중 누구를 더 짜증스럽게 느끼는지를 판단하기도 어려운 정도라는 게 왕실 관계자의 전언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왕실의 한 참모는 존슨 총리가 영국 최고의 훈장이자 여왕의 선물인 가터 훈장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존슨은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처럼 될 것이다. 여왕 생전 그들 중 누구도 가터 훈장을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 중 가장 최근 가터 훈장을 받은 사람은 1990년대 보수당을 이끌었던 존 메이저 전 총리다. 그는 2005년 훈장을 받았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