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연정 협상 진통…네타냐후-간츠 내달초 만날 듯

입력 2019-09-30 01:54  

이스라엘 대연정 협상 진통…네타냐후-간츠 내달초 만날 듯
리쿠드당-청백당, 총리직에 이견…"네타냐후가 연정구성권 반납할수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과 대연정을 계속 모색하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정당 리쿠드당 대표단과 청백당 대표단은 이날 만나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
청백당은 협상이 끝난 직후 "유감스럽게도 리쿠드당은 네타냐후가 먼저라는 전제조건을 고수하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명령에 따라 리쿠드당이 이스라엘을 또다른 선거로 끌고가려 한다고 비난했다.
청백당은 이어 "이스라엘에는 베니 간츠(청백당 대표)의 리더십 아래 넓고 안정적이면서 자유로운 통합정부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리쿠드당은 "청백당이 통합정부로 가는 문을 닫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리쿠드당은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달 2일 간츠 대표를 만나 연정 구성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간츠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5일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돼 연립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받았다.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진영 의석은 모두 55석으로 중도좌파 진영(54석)보다 1석 많지만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61석)에는 부족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간츠 대표에게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대연정을 수차례 제안했다.
그러나 간츠 대표는 비리 혐의로 검찰 기소를 앞둔 지도자가 이끄는 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절했다.
네타냐후의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혐의에 대한 청문회는 다음달 2일 시작될 예정이다.
청문회는 네타냐후와 간츠가 만나기로 한 날짜와 겹친다.
네타냐후는 청백당과 대연정에 실패할 경우 연정 구성권을 리블린 대통령에게 반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쿠드당은 지난 28일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팀에 거국내각 구성에 모든 노력을 쏟으라고 지시했다며 "청백당이 현실적인 대안을 거부하면 네타냐후는 연정 구성권을 반납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을 꾸리지 못할 경우 리블린 대통령은 간츠 대표 등 다른 당수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간츠 진영의 의석도 과반 의석에 미달하기 때문에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8석을 확보한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중립을 선언하며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포함된 연정에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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