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서 내달 8일까지 계속…이후 인준 투표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차기 집행위원단이 30일(현지시간)부터 유럽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유럽의회는 19개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이날부터 내달 8일까지 집행위원 내정자 26명을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집행위원단은 한국으로 치면 행정부처 장관 또는 국무위원단에 해당한다. 집행위원단에는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회원국별로 각 1명의 집행위원이 참여해 향후 5년간 집행위를 이끌게 된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당선자는 최근 차기 집행위원단 지명자 명단을 발표했다.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오는 10월 31일 탈퇴가 예정된 영국 몫을 제외한 27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폰데어라이엔 당선자를 제외한 26명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다.
이들은 유럽의회 각 소관 상임위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전문성 등 적격 여부를 평가받은 뒤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인준 투표를 거치게 된다.
유럽의회는 인준 투표에서 개별 집행위원 후보의 교체를 요구할 수는 없으며 전체 집행위원단에 대해 가부 여부만 밝힐 수 있다. 전체 집행위원단에 대한 인준 투표는 내달 23일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유럽의회 법무위원회는 교통 담당 집행위원 지명자인 루마니아의 로바나 플룸브와 EU 이웃국 관계 담당 집행위원 지명자인 헝가리의 라슬로 트로차니 등 2명에 대해 '이해 충돌' 문제로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무위의 이 같은 '권고'를 수용해 지명자를 교체할지, 아니면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인사청문회에 세울지는 폰데어라이엔 당선자가 결정한다.
최근 EU 안팎에서 논란이 된 '유럽의 삶의 방식 보호(Protecting our European way of life) 담당 부위원장'이라는 새 직책을 맡은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집행위원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차기 집행위원단에 신설된 이 직책이 이민 정책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두고 EU 안팎에서는 '극우의 수사'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주민을 유럽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보는 극우 진영의 인식을 떠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유럽의원들은 직책명을 바꾸거나 해당 자리에서 이민정책 권한을 빼지 않으면 시나스 지명자의 인준을 거부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의회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면 차기 집행위원단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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