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카라 대통령 "의회가 정부 신임 거부하면 헌법에 따라 해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이 의회 해산까지 경고하고 나서면서 중도 성향 대통령과 우파 야당이 주도하는 의회 사이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스카라 대통령은 전날 밤 TV 인터뷰에서 의회가 30일 헌법재판관 임명 전에 정부 신임안을 먼저 논의하지 않으면 정부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해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말했다.
페루 헌법에 따르면 의회가 정부를 두 차례 불신임하거나 신임을 거부하면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페루 의회는 지난 2017년 이미 한 차례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한 바 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의회가 정부 신임을 거부하면 우리는 헌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헌법을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이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 뇌물 스캔들로 연루돼 사임한 후 지난해 3월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는 반(反)부패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이 장악한 의회와 줄곧 충돌해왔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30일로 예정된 의회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의회를 장악한 부패한 마피아가 헌법재판소까지 장악하려고 한다고 비판해 왔다. 의회가 이날 임명할 예정인 헌법재판관 후보 중엔 부패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는 이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스카라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이 의회의 권한을 침범하려 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그들은 사슬을 묶어서라도 의회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살바도르 에레시 의원은 "비스카라 대통령은 쿠데타를 발표한 것"이라며 "그는 역사에 독재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지난 7월 정국 위기 타개를 위해 2021년으로 예정된 대선과 총선을 함께 1년 앞당기자고 제안했으나 의회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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