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액 허가만 안 나와…WTO 제소 따른 양자협의 이달 중 개최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중 무역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경우 내년 초에는 한국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한국 전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규제 대상 품목이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핵심적인 소재여서 개별 기업 활동에는 지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이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가운데 첫번째 절차인 양자협의는 이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다음은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과의 일문일답.
-- 수출은 언제쯤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나.
▲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업황 부진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좌우된다. 현재 미중 간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반도체 수급도 상반기보다는 개선되는 상황이라 내년 초로 가면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발표 3개월 경과 관련 입장을 발표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개별허가 표준 처리 기간이 통상 90일로 설정돼 있어 90일이 되는 시점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과 중간 평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양자협의를 앞두고 이 같은 평가를 토대로 양국이 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는 목적도 있다.
--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따른 한일 양자협의 일정은.
▲ 일본이 지난달 20일 한국 정부가 보낸 양자협의 요청서를 수락했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달 중 양자협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 현재까지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의 수출허가 건수는.
▲ 일본 정부가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서 정확한 건수를 말하긴 어렵다. 다만, 업계로부터 파악한 바에 따르면 5건이 승인된 것으로 안다.
-- 3개 품목 외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된 데 따른 나머지 품목의 영향은.
▲ 아직 수출허가 신청과 심사가 이뤄지는 단계라서 그 영향을 이 자리에서 분석해서 말하긴 어렵다. 다만 일본의 대(對)한국 백색국가 배제 조치에도 양국 교역에서 특이한 사항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각국이 받는 영향에서는 한국보다 일본에서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 입장문에서 일본의 조치가 한국에 더 차별적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우선 제출 서류를 보면 불화수소의 경우 한국에 대해서는 유엔 무기금수국가에 요구하는 수준의 서류 9종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허가 방식도 3개 품목은 어떤 종류의 포괄허가도 허용하지 않는다.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아시아 국가의 경우 자율준수프로그램(CP) 제도를 통한 특별일반포괄허가는 허용된다. 신청 이후 거의 90일이 지났는데도 허가가 안 나는 특정 품목 있는 점도 차별적이다. 중국, 대만의 경우 수출허가를 받는데 4∼6주 정도가 소요된다.
-- 일본 정부가 수출허가 신청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문제로 삼고 있는가.
▲ 기업 영업과 관련한 부분이어서 자세한 사항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 입장문을 보면 일본의 조치로 기업 경영에 지장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는데 모순된 내용이 아닌지.
▲ 3개 품목이 한국의 전체 대일 수입에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서 총 수출입 관점에서 보면 영향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비중이 작아도 반도체 공정에서는 핵심적인 소재이고 없는 경우 제조 공정에 애로가 수반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심각한 요인이다.
-- 불화수소 중 기체(에칭가스)는 허가가 나오고 액체(불산액)는 안 난 이유는.
▲ 일본 정부가 어떤 의도로 에칭가스는 허가를 내주고 불산액은 안 내주는지 추정하기 어렵다. 다만 불산액에 비해 에칭가스는 수입 규모가 적고 수출허가 심사 과정에서 불산액 신청에 대해 요구하는 자료가 더 많을 수 있다. 여러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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