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잔뜩 낀 주택거래에 현미경 댄다…'마용성'도 대상

입력 2019-10-01 17:46  

대출 잔뜩 낀 주택거래에 현미경 댄다…'마용성'도 대상
10억원 이상 현금거래·가족 간 대출 등 이상거래 의심사례 우선 조사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서울 서초구의 40평대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27억원이 넘는 거액을 빌린 30대 부부, 30억원짜리 아파트를 전세와 대출을 끼고 사들여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30대 집주인 등 한눈에 보기에도 의심스러운 부동산 이상거래를 정부가 꼼꼼히 살피기로 했다.


1일 정부가 부동산 이상거래 조사 대상으로 소개한 사례에는 고가주택 구입 과정에서 차입금 비중이 과도하거나 거액 현금 자산을 보유한 경우, 가족 간 대출 등 자금출처가 모호한 경우 등이 두루 담겼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수십억원의 차입금 조달을 통한 고가주택 매매다.
34세 A씨는 강남구 52평짜리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자금 조달계획서에 19억원은 임대보증금으로, 11억원은 차입금으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30억원짜리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자기 자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셈이다.
통상 거액의 전세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다. 금융사 입장에서 근저당 2순위로 밀리면 만약의 경우 대출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등을 통해 일부 빌릴 수는 있지만, 그 액수가 11억원에 달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 정부는 자금출처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서초구 소재 40평대 아파트를 사들인 41세 B씨는 36억원을 지불하면서 자기 자금이 3억2천7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임대보증금 7억원을 포함해 총 32억7천300만원을 차입해 지불했다는 것이다. 역시 차입금 비중이 과다해 정부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차입금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자기 자금 출처가 의심스러운 사례도 걸러냈다.
서초구의 50평대 아파트를 36억원에 구매한 40대 부부는 자기 자금이 19억3천만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예금은 3억3천만원인데 반해 증여와 상속으로 3억원을 조달했고, 현금 자산이 13억원이라고 밝혔다. 현금거래가 10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의심을 샀다.
조사 대상은 대형평수 아파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30대 부부가 강동구 20평대 아파트를 매매하는 과정에서도 차입금 6억7천만원이 가족 간 대출로 의심돼 조사키로 했다.
이 같은 사례를 포함해 정부는 8∼9월 실거래 신고가 이뤄진 거래 가운데 이상 거래로 의심되는 1천200건을 골라 우선 조사할 방침이다.
집중조사 지역에는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4구'는 물론 최근 상승률이 높은 마포·용산·성동·서대문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상거래 소명 자료 검토와 당사자 출석조사 등을 통해 편법증여·불법대출 등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경찰청,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에 이를 통보할 계획이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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