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련된 북미테이블…트럼프 언급한 '새 방법론' 구체화할까

입력 2019-10-02 00:42  

다시 마련된 북미테이블…트럼프 언급한 '새 방법론' 구체화할까
美, 비핵화 최종상태 정의·로드맵 마련 착수서 유연성 추가 여부 주목
北도 '새 방법론' 기대 표명·전향 접근 촉구…북미 접점모색 향방 촉각
트럼프 탄핵추진 영향 여부·실무협상 전날 예비접촉 취지 등도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북미가 5일 실무협상을 갖는 데 합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던 '새 방법론'이 구체성을 갖고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비핵화의 최종상태 합의와 로드맵 마련 착수에 무게를 둬온 미국이 단계적 접근을 요구하는 북한을 상대로 구체적 새 계산법을 내놓을지는 불분명하지만 한동안 멈춰있던 북미협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는 점에서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간표는 북한이 먼저 공개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한국시간으로 1일 담화를 발표, 북미가 4일 예비접촉을 갖고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미 국무부도 일주일 내에 북미 당국자들이 만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말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 3개월여만에 마주 앉는 북미가 실무협상을 토대로 이견 해소에 진전을 이뤄 3차 정상회담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미국 협상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새 방법론'을 구체화해 협상에 나설지가 관심이다.
북한은 줄곧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해왔다. 안전보장과 제재해제를 원하는 북한은 단계적 접근을 통해 북미가 신뢰를 쌓으며 비핵화라는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 정의와 로드맵 마련 착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동시·병행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북한에 여러 차례 강조해왔으나 비핵화 최종상태와 로드맵을 전제로 한 포괄적 접근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거론했던 '새 방법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했던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비건 대표가 준비하는 협상안에 새 방법론에 따른 유연성이 추가, 북한과의 이견 해소를 촉진하게 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북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새 방법론'에 대한 기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미국에 전향적 태도를 압박해왔다. 북한 협상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는 지난달 처음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새 방법론'을 거론하며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협상의 성과를 담보하기 위한 목적보다 볼턴 전 보좌관과의 대북 접근 차별성을 부각하는 차원에서 '새 방법론'을 언급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지난달 22일 미 뉴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새 방법론'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틀 뒤 있었던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 협상을 위한 구체적 메시지는 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실무협상 진행에 영향을 주게 될지도 주목된다. 외교적 치적 확보를 위해 대북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과 미국내 비판여론을 더욱 의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북미 양측은 5일 실무협상에서 각자가 염두에 둔 비핵화 방법론과 상응 조치에 대한 상세 구상을 밝히면서 접점 모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예비접촉이 어떤 취지에서 마련된 것인지도 관심사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 실무협상 대표가 마주 앉는 자리인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차원일 가능성도 있지만 북미가 협상 날짜 등 기본적인 사안밖에는 아직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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