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력 비중 골드만삭스 25%, 韓금융투자회사는 3∼5%"

입력 2019-10-02 11:50   수정 2019-10-02 13:46

"IT인력 비중 골드만삭스 25%, 韓금융투자회사는 3∼5%"
금융투자산업 디지털화 콘퍼런스…"디지털화 뒤처져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우리나라 금융투자 회사의 디지털 혁신 수준이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투자산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IB들은 이미 2016년께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디지털 혁신에 큰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우리 금융투자회사는 디지털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위원회는 9월 기준 42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했는데 이중 증권사가 신청한 서비스는 단 1건으로, 타 금융권에 비해 금융투자업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관심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IB가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기업공개(IPO) 자동화 솔루션, 인수·합병(M&A) 자문 플랫폼 등 활용에 적극적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골드만삭스는 IPO 기업 발굴,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내부통제), 법규지원, 감사 업무 등을 자동화한 솔루션을 도입했고 모건스탠리는 기술 기업 IPO를 위해 솔루션 업체(Solium Capital)를 인수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IB들은 자기매매 규제 강화, 시장 변동성 감소 등 환경변화에 맞춰 비용을 절감하고 자기매매 및 중개 부문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투자 회사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핀테크 기술 내부화,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등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IT 관련 인력 비중은 25%에 달하는데 국내 금융투자사의 IT 인력은 3~5%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보안, 전산 설비를 담당하는 인력"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사에 액셀러레이터 겸영을 허용하고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요건을 완화하는 등 규제 환경을 개선해줄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신기술조합이 업무집행사원(GP)으로 참여할 때에는 유한책임사원(LP) 출자 지분에 대한 위험액 산정을 배제하는 등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방식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세멘 야코블레프 맥킨지&컴퍼니 시니어 파트너는 "전통적인 상품 판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가운데 기술투자를 많이 할수록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는 통계들이 나오면서 기술투자가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IB들은 수익의 15%가량을 기술 관련 투자에 쓰고 있다"며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기본 운영비용을 더 줄여 혁신기술 투자를 늘릴 수 있을지가 커다란 과제인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금융투자 산업은 디지털 혁신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금융위는 금융투자사의 디지털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들을 지속해서 발굴, 개선하는 한편 혁신금융 서비스 심사 과정에서 금융투자사의 디지털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투자산업이 더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 규제 개선, 면책제도 정비,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등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니콜라스 피치 골드만삭스 홍콩 디렉터, 에마 샌드 나스닥 자문서비스부문 글로벌 헤드 등도 참가해 골드만삭스와 나스닥의 디지털 혁신사례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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