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붕괴 교량, 21년 동안 교량 강선 검사 안 해

입력 2019-10-03 14:19  

대만 붕괴 교량, 21년 동안 교량 강선 검사 안 해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지난 1일 오전 대만 북동부의 이란(宜蘭)현 난팡아오(南方澳) 항구선착장 위 아치형 다리가 무너진 가운데, 붕괴 교량이 21년 동안 제대로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교통부 특별조사팀은 교통부 항항국(MOTC)과 국영기업인 대만항무공사(TIPC)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관이 난팡아오 대교가 완공된 1998년 이후 21년 동안 점검하지 않은 것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붕괴 사고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린자룽(林佳龍) 대만 교통부장(장관)은 전날 사고원인에 대해 전문가, 검찰, 국가운수안전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만약 항항국과 항무공사에 과실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린 부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유사 사건 발생 우려가 커진 것과 관련, 3개월 내 항구 지역에 설치된 16개 교량에 대한 안전 검사를 마치도록 교통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언론은 난팡아오 대교의 관리 부서인 항무공사가 1일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하자 최근 대만을 통과한 제18호 태풍 '미탁'과 유조차 과중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며 급한 불 끄기에 연연했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연합보는 대만 각계에서는 사고 교량의 1차 붕괴 원인이 강선(鋼線)의 부식과 관련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현 정부에서 2016년 외부에 위탁해 난팡아오 대교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으나, '강선'은 점검 항목에 없었다고 연합보는 보도했다.
또한 연합보는 항무공사에서 관할하는 교량 중 이번에 붕괴한 난팡아오 교량 외에도 교량 10개가 10년이 넘도록 점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편, 대만언론은 이번 사고로 대만 어선에서 일하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2명이 다쳤고, 사망자 5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실종된 필리핀인 노동자 1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교량 붕괴 사고로 폐쇄됐던 항구 진입로는 이날 오전 임시 항로가 개통됐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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