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에서 세 번째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CPS) 소속 교원노조(CTU)가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3년 만에 또다시 파업 결정을 내렸다.
시카고 교원 노조는 2일(현지시간) 로리 라이트풋 시장과 합의 도출에 실패한 후 "오는 17일 하루, 전면 파업을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주 조합원 투표에서 94%의 지지를 얻어 "추가 협상 결렬 시 파업 돌입" 결정을 내리고, 당국에 사전 통보한 바 있다.
쟁의 발생 최소 열흘 전에 승인을 얻도록 한 시 조례에 따라 노조는 이르면 오는 7일 파업을 벌일 수 있었으나, 열흘 더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시 당국과 노조 모두 "파업일 전까지 협상을 계속 이어갈 뜻이 있음"을 밝혔다.
660여 개 학교에 36만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CPS 교육청 소속 교사 수는 2만5천여 명, 교직원을 포함하면 5만5천여 명에 달한다.이번 노사분쟁의 핵심은 임금과 건강관리 비용 인상이다.
CPS는 교사들에게 향후 5년에 걸쳐 임금 16%를 인상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3년 15%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학급 규모 축소, 간호사·카운슬러·사서 등의 충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CPS는 "해당 인력 증원에 동의했으나, 노조 측은 서면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간호사·카운슬러·사서 증원과 학급 규모 축소 등의 문제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CPS는 최근 웹사이트를 새로 정비하고 일반에게 입장을 직접 알리고 있다.
라이트풋 시장과 CPS 간부진은 "교사와 교직원들이 파업을 벌이더라도 학교 문을 열고 학생들을 맞겠다"며 "급식도 차질없이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파업을 막고, 공정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우리 없이 학교는 정상 운영될 수 없다"면서 "우리도 파업 없이 합의를 도출하기 바라지만,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계약을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결의가 약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최대 노조연합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산하 서비스노조(SEIU)에 속한 시카고 공원관리국 노조와 학교 보조원 노조가 최근 파업 결정을 내리는 등 시카고 공무원 노조가 줄줄이 파업을 선언하면서 라이트풋 시장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만일 이들 3개 단체가 예정대로 오는 17일 동시 파업을 벌인다면 학교와 학생·학부모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공원관리국 노조는 2일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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