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SLBM 발사 '도 넘었나'에 "지켜보자…곧 北과 대화"(종합2보)

입력 2019-10-04 06:42   수정 2019-10-04 14:07

트럼프, 北 SLBM 발사 '도 넘었나'에 "지켜보자…곧 北과 대화"(종합2보)
北발사 후 첫 언급…즉답 피하며 "그들이 대화 원해" 짧은 답변
판 깨지 않고 실무협상 진행 입장 확인…협상 테이블서 '새 신호' 낼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둘러싼 상황에 대해 "지켜보자"며 미국은 곧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2일 이뤄진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연 것은 처음으로, 이날 발언은 오는 4일 예비접촉을 거쳐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번에 탄도 미사일과 관련해 도를 넘었는가. 지나친가'라는 질문을 받고 즉답을 피하며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그들(북한)은 대화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곧 그들과 이야기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켜보자"고 되풀이했다.
트럼프, 북한 SLBM 발사에도 "북한은 대화하길 원해…곧 그들과 대화" / 연합뉴스 (Yonhapnews)
영국, 프랑스, 독일이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이날 요청한 가운데 신중론을 견지한 것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이날 오전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시험발사가 불필요하게 도발적이고 북한을 외교적 경로에 돌려놓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미 국방부가 발표한 것에 비해서도 절제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북한이 아직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한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면서 판을 깨지 않고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차원으로 보인다.
일단 외교적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견지하며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의 입장을 청취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SLBM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핵 협상 재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단거리 미사일 발사 때마다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그 의미를 축소해온 것과 달리 이날은 "지켜보자"는 말 외에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SLBM은 단거리 미사일들과 달리 도발의 성격이 한층 강하고 미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나 '북한의 잠재력' 등 '단골 메뉴'로 거론해온 대북 유화 메시지도 별도로 꺼내지 않는 등 북한 문제와 관련, '짧은 답변'만 내놓으며 실무협상을 앞두고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를 두고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한 우회적 경고와 함께 협상장에 나서는 북한을 향해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적대 청산을 통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의지와 북한의 잠재력을 거듭 거론하면서도 그 실현을 위해 북한은 비핵화해야 한다며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거듭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의 '포괄적 합의 먼저' 입장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입장 간에 간극이 좁혀질지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실무협상 무대에서 미국이 체제보장 및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 면에서 유연한 입장을 내놓을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명길 북측 실무협상 대표가 미국 측의 '새로운 신호'를 언급한 것과 맞물려 북미 간 대화 국면의 돌파구가 될만한 구체적 내용이 있는지가 주목된다.
실무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경우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나, 유연성 발휘 여부는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의 수준에 연계될 것이라는 게 미국 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현재로서는 전망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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