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바이든 부자 조사 시작해야" 주장…펜스 부통령도 '가세'
바이든 "틀린 음모이론"…민주 "또 외국에 선거개입 요청" 맹비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국을 향해 민주당의 대선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의혹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는 등 정치적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바이든 부자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박한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탄핵 조사에 착수하면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사업을 하며 거액의 부정한 돈을 챙겼다고 주장했는데 이날은 중국까지 끌어들여 비리 조사를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중국에서 일어난 일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것만큼이나 나쁘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적으로 이를 요청하지 않았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우리가 생각하기 시작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변하다가 갑자기 직접적 관련이 없는 중국의 바이든 부자 조사 문제를 꺼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바이든 부자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부통령이나 가족이 직위를 통해 이득을 취했다면 미국민들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부자를 포함한 어떤 부적절한 행동도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강력 반발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진실보다 거짓을, 나라보다는 이기(利己)를 택한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독립적이고 신뢰할만한 언론 기구에 의해 틀렸음이 입증된 음모이론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의 대선 개입 때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이 제기된 '러시아 스캔들'을 잊고 또다시 외국이 선거에 개입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공화당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의 탄핵조사 중단 요구 서한에 대한 서면 답변 형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TV를 통해 또 다른 나라에 내년 대선 개입을 요청하는 것을 전 세계가 목격했다고 비판한 뒤 "우리는 공화당이 선거의 무결성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원의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정보위원회의 애덤 시프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가 또다시 (선거에) 개입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취임선서를 근본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원이자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 의장인 엘런 와인트라우브는 지난 6월 외국인으로부터 조금이라도 가치있는 정보를 간청하거나 받는 것이 불법이라고 밝힌 성명서를 자신의 트위터에 재차 게재했다.
또 마이크가 그려진 이모티콘과 함께 "이게 켜져 있나요"라고 적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취지로 비꼬았다.
이날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가 하원에 출석해 증언한 날이기도 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측 인사를 만날 때 접촉을 주선한 인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우크라이나 의혹이 불거진 이후 특별대표직에서 사임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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