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 재개 불투명…재개된다면 8일 이후 예상
전시·경비 방식 놓고 이견…트리엔날레 예술감독 "타결 예단할 수 없어"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김병규 특파원 = 위안부 피해자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됐다는 이유로 전시가 중단됐던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 기획전인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의 6일 전시 재개가 불발했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이치 트리엔날레와 기획전을 각각 담당하는 두 실행위원회는 이날 전시 방식 등에 대해 협의했지만, 합의를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르면 이날 재개가 기대됐던 소녀상의 전시는 무산됐다. 7일은 휴관일이어서 8일 이후 재개가 가능하다.
두 실행위원회는 이달 6~8일 전시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지난달 30일 합의를 했었다.
트리엔날레 측이 경비와 관련한 협력, 사전 예약자에 대한 번호표 배부, 필요에 따라 관람객 대상 교육 실시, 전시 중단과 관련한 검증위원회 중간 보고서 내용의 관객 고지 등을 전시 재개 조건으로 제시했고 기획전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오는 14일 폐막해 기획전 전시가 8일 재개되더라도 소녀상은 1주일만 관객들에게 공개된다.
양측은 전시 재개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 가능 여부 등 세부적인 전시 방식이나 경비 방식 등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치현이 설치한 기획전 재개 검토위원회를 이끄는 야마나시 도시오(山梨俊夫) 국립국제미술관장은 5일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린 관련 포럼에서 ▲ 원칙적으로 원래 형태의 전시 재개 ▲ 경비·전화 항의 대책으로 신청 방식의 가이드 투어 진행 ▲ 충실한 이해심화 교육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SNS를 통해 전시내용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진촬영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전 측은 이 포럼에서 "아이치현 측에서 (전시 재개와 관련한) 부대 사항으로 새롭게 요청한 사항이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합의와 달리 소녀상의 전시 재개가 무산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아이치 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날도 열린 같은 포럼에서 "타결 가능한 라인을 양측이 보이고 있지만, 양보할 수 없는 선(線)도 있어서 타결할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개 여부에 대해 "반반이다"라며 "합의가 된다면 8일 열릴 수 있겠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많은 작가가 보이콧을 해서 트리엔날레 자체가 (예정보다 빠른) 8일쯤 종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8월 1일 개막한 일본 최대 규모의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전시됐지만, 트리엔날레 측은 우익 세력의 협박과 일본 정부 압박으로 사흘 만에 기획전 전시를 중단했다.
parksj@yna.co.kr,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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