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리기' 맞불 광고·WP 기고…'든든한 이미지' 부각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오히려 위기에 빠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수세에서 벗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면적인 공격에 나서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바이든과 아들의 비리 의혹 수사를 요청한 것이 미 정보기관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수면 위로 떠올라 탄핵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반사이익을 얻긴커녕 트럼프 대통령이 의혹을 증폭하며 집중포화를 퍼붓는 탓에 되레 지지율이 빠지며 대선 가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당내 경선 대결에서 그를 맹추격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에게 앞지르기를 허용하는 등 수개월째 지켜온 '부동의 1위' 자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미 CBS방송은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이든 선거캠프가 새로운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의 새 전략은 전례 없는 대통령 권력 남용에 초점을 맞춰 '트럼프 때리기'를 강화하는 것으로 역공을 펴는 동시에 바이든은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 민생 이슈를 챙기는 든든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는 투트랙 전법으로 요약된다.
바이든 캠프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비리 의혹 부풀리기로 흔들리는 표심을 다잡기 위해 주요 방송과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정치광고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스타트 지점인 뉴햄프셔 등 4개 주(州)에 걸쳐 600만 달러(약 72억원)가 투입된다고 CBS는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여론전을 본격화했다.
그는 이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나를, 내 가족을 파괴하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내년 11월 대선에서 당신을 북처럼 두들길 작정이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중국에 자신과 아들의 비리 조사를 요청한 것이 드러난 데 대해 "그는 매일같이, 아니 몇시간마다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했다. 대통령이 되기엔 완전히 부적합하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직으로 국익 대신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증진하고 있다"며 "대통령직을 책임감 없이 마음대로 이용하는 자유이용권으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고, 오직 한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권력으로 보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무부와 법무부, 국가안보회의(NSC), 부통령실까지 타락시켰다"며 "이 대통령의 행동과 무능 때문에 미국의 지위가 자유낙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하원이 탄핵 절차를 밟는 동안 나는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모든 어린이가 21세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교육을 재정비하고, 전쟁용 무기를 거리에서 없애 총기폭력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미국민이 저렴하고 고품질의 건강보험에 접근하게 하고,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다시 한번 자유 세계의 지도자, 민주주의의 옹호자,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국제질서의 방어벽이 되도록 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그는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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