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의 마왕' 크림 드러머 진저 베이커 별세

입력 2019-10-07 11:28  

'드럼의 마왕' 크림 드러머 진저 베이커 별세
블루스·재즈 등 다양한 장르 섭렵…독창적 연주로 정평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전설적인 영국 록 그룹 크림의 드러머 진저 베이커가 6일(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베이커의 유족은 이날 트위터에 "진저는 오늘 아침 (영국의) 한 병원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스와 재즈를 비롯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강렬하고 독창적인 소리를 선보였던 베이커는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드러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런던에서 태어나 15살부터 드럼을 연주한 베이커는 1960대 초 리듬앤드블루스 밴드 그레이엄 본드 오가니제이션(The Graham Bond Organization) 활동을 통해 초기 명성을 쌓았다.
이후 이때 함께 연주한 스코틀랜드 출신 베이시스트 잭 브루스, 당시 이미 런던에서 가장 '핫한' 기타리스트로 알려졌던 에릭 클랩턴과 1966년 록 밴드 크림을 결성,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크림은 2년 여에 불과한 활동 기간 1천만 장이 넘는 앨범을 팔며 당대 가장 성공적인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멤버들은 '선샤인 오브 유어 러브(Sunshine of Your Love)', '화이트 룸(White Room)' 등 대중적 감성에 맞으면서도, 수준 높은 연주 기량이 돋보이는 곡들을 선보여 록 음악 역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1970년대 이후로도 베이커는 나이지리아 뮤지션 펠라 쿠티, 재즈 드럼의 '전설' 아트 블레이키와 협업하고 펑크 밴드 퍼블릭 이미지에서 연주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1993년에는 크림 활동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강렬한 눈빛에 붉은 머릿결을 휘날리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베이커는 힘 있는 소리를 내면서도 두 가지 이상의 리듬을 동시에 연주하는 '폴리 리듬'을 구사하는 독창적인 드러머로 평가된다.
영국 록그룹 폴리스의 드러머 스튜어트 코플랜드는 2013년 한 인터넷 매체에 "아무도 베이커의 발자취를 따라가지 못했다"라며, "모두가 존 보넘(레드 제플린의 드러머)의 연주를 흉내 냈지만, 베이커의 스타일을 따라 한 사람은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베이커는 무대 위 실력만큼이나 까칠한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크림 활동 당시 베이시스트 브루스와의 계속된 불화는 결국 1968년 밴드를 해체에 이르게 했다.
그는 록 그룹 더 후의 키스 문 등 당대 다른 드러머들에 대해 "스타일이나 음악적 배경 없이 그저 두드리기만 하는 자들(basher)"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2010년 발간한 자서전 '헬레이저: 세계 최고 드러머의 자서전'에서도 그의 거침 없는 성격이 잘 드러난다.
그는 이 책에서 "존 보넘이 영국 록에는 오직 두 명의 드러머만 있다고 했다 - 그 자신과 진저 베이커"라고 전한 후 "이에 대한 내 반응은 '이런 건방진 자식(cheeky little bastard)'이었다"고 썼다.
2012년에는 자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도중 제작자 제이 벌거를 지팡이로 때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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