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디트라니 "미, 완전한 비핵화 입장 고수해야"

입력 2019-10-07 11:30  

조지프 디트라니 "미, 완전한 비핵화 입장 고수해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행정부 대북 특사와 6자회담 차석대표, 국가정보국 국장보(補) 등을 지내면서 13년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벌여온 조지프 디트라니 미주리 주립대 교수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기본 태도 등 협상을 통해 터득한 교훈을 언급했다.
디트라니 교수는 지난 3일 내셔널 인터레스트(NI) 기고를 통해 6자 회담 등 북한과의 협상 경험과 이에 따른 교훈을 밝히면서 대북 협상에 참여하는 미국 관리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도부 생존이 지상 과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핵무기와 미사일 운반시스템과 같은 강력한 군사력을 북한 공격이나 체제 전복을 모색하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대한 구극의 저지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생존과 김씨 왕조의 보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곧 김정은에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합의하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난제가 될 것이다.

▲ 여전한 미국에 대한 불신
한국전 종전 이후 북한은 그동안 일련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이 북한의 체제변경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 미국의 체제 안전보장 다짐을 불신하고 있다.
특히 리비아식 모델 언급이 미국의 체제변경 의도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면서 북한 내 강경파들의 입장을 경화하고 있다. 체제변경이 그 목적이라고 간주하고 있는 리비아 모델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은 확고하다.

▲ 북한은 핵무기와 함께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
미국에 대한 지속적인 불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북한 측은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할 경우 국제사회 편입을 용이하게 해 외국투자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중국에 덜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해서 표명해왔다.
아울러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파키스탄처럼 처우할 경우 북한은 미국의 우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입장은 주변국들의 핵무장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우려,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 개인적 관계 구축이 중요
그동안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 측 협상 관리들은 대부분 바뀌지 않으나 미국은 주기적으로 교체된다. 북한이 미국을 불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개인적인 관계구축이 쉽지 않다.
국가 비확산센터(NCPC) 소장 재직 시 백악관으로부터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미사일 등 무기 판매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하도록 요청받았을 때 수년간에 걸친 북한 관리들과의 협상과 관계구축이 접촉을 가능케 했다.
대화와 관계진전을 희망한다면 북한 측 협상 관리들과의 양호한 협력 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 북한에 대한 통첩은 통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해 솔직함이 중요하지만 북한을 징벌적 결과로 위협하는 것은 반발을 초래해 협상의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은 강대국으로부터 위협이나 주권침해 기도에 매우 민감하다.
6자회담 1차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와 관련 시설 불능화 외에 민수용 핵에너지 개발 금지도 함께 요구했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결국 2005년 공동성명에 북한의 평화적 핵에너지 사용권리가 보장됐다.

▲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입장 확고하게 견지해야
만약 미국이 이러한 입장을 주저하게 되면 북한 측에 '결국은 미국이 북한에 최소한의 핵무기 보유나 관련 시설 유지를 허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부추길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는데 수십 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그들이 원하는 안전보장과 관계 정상화, 그리고 제재 해제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김정은에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미국이 만약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실행한다면 이러한 요구 조건들이 가능할 것임을 천명한다면 북한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의 이행을 위해 기꺼이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궁극적인 성공은 협상한 합의의 실제적 이행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구체화한 행동 대 행동의 로드맵과 그 시한에 동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들 요구 조건들을 보장하는 것이다.

▲ 어떠한 합의도 그 이행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며 검증이 핵심 관건
북한 측 플루토늄 및 우라늄 프로그램의 복잡성과 비핵화 약속에 따른 검증 문제 등을 고려하면 어떠한 합의도 그 이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국은 북한 핵무기와 핵시설 해체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은 다른 핵보유국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주요 과제는 검증이 될 것이며 북한은 과거 미신고 핵 의심 시설에 대한 사찰단의 방문을 거절함으로써 공동성명에 따른 검증 작업이 전격 중단된 바 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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