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결국 쿠르드 '토사구팽'…"터키 군사작전에 개입 안 해"(종합)

입력 2019-10-07 17:30  

美, 결국 쿠르드 '토사구팽'…"터키 군사작전에 개입 안 해"(종합)
백악관, 트럼프·에르도안 통화 후 발표…"터키, 곧 시리아 북부 작전 나서"
시리아민주군 "미군 철수 시작…IS 부활 촉발할 것"
터키 외교 "테러리스트 소탕해 터키 안보 보장키로 결정"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김승욱 특파원 =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지역을 공격하려는 터키의 계획에 미국이 결국 동의했다.
미군을 도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피 흘린 시리아 쿠르드는 사실상 '버림'을 받을 형국이다.
백악관은 6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과 '더힐' 등 미 매체가 일제히 전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셤 대변인은 쿠르드 민병대의 앞날에 관해선 아무런 내용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백악관 발표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전화 통화에서 시리아 북동부 사태를 논의했으며, 다음 달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미군은 이날 터키 접경지대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루는 시리아민주군(SDF)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군이 시리아 북동부의 터키 국경 지역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 역시 "미군이 시리아 북동부의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에서 철수했다"고 확인했다.
SDF는 성명에서 "터키군의 침공은 쿠르드가 주도해 IS를 격퇴한 시간을 되돌리고 생존한 IS 지도자들을 다시 활동하게 할 것"이라며 "터키의 군사작전이 IS의 부활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YPG를 소탕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여기고 있으며,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이 지역(시리아 북동부)에서 테러리스트를 제거함으로써 터키의 안보를 보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는 시리아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터키는 시리아 사태 초기부터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지지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브라힘 칼른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YPG 소탕 의지를 밝혔다.
칼른 대변인은 "시리아 영토 보전의 한 부분으로써 '시리아 안전지대' 계획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며 "하나는 테러 요소를 제거해 우리 국경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리아 난민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시리아 안전지대는 미국과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설치하기로 합의한 일종의 완충지대를 뜻한다.
미국과 터키는 큰 틀에서 안전지대 설치에 합의했으나, 안전지대의 규모와 관리 주체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안전지대 내 터키군의 군사작전이 임박한 상황이다.
터키는 이미 두 차례 시리아 영토로 진격해 군사작전을 벌인 바 있다.
지난 2016년 8월 터키군은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을 개시해 시리아 북부의 알밥·다비끄·자라불루스 등을 점령했고, 지난해에는 '올리브 가지' 작전을 통해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도시 아프린을 점령했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에서도 무수히 YPG 소탕작전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미국의 반대와 이 지역에 주둔한 미군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tree@yna.co.kr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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