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준 의원 "한은 화폐 발주 업무 철저히 해야"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5만원권' 수요 예측에 실패해 신권 2조3천억원어치를 더 찍어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행은 지난해 5만원권 13조원어치를 제조했지만, 시장에 발행된 것은 10조6천952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민간에서의 화폐 수요와 폐기 규모, 필요 재고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매년 다음해 발주량을 결정하고 신권을 제조한다.
하지만 최근 5년간 발주 및 발행 현황을 보면 한국은행은 매년 화폐 수요예측에 실패하고 있다고 심 의원실은 지적했다.
2014년에는 2조5천227억원을 과소 발주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조1천946억원, 5조922억원을 과다 발주했다. 2017년에는 다시 4조815억원을 과소 발주했다.
1만원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4년에는 1만원권 3천891억원어치를 과소 발주했고 2015년에는 3천59억원, 2016년에는 151억원 과소 발주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99억원, 171억원 과다발주했다.
문제는 이처럼 화폐가 과다발주되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1만원·5만원권을 과소 발주했던 2014년 지폐 제조 비용은 807억원이었지만, 수요보다 많은 양의 지폐를 찍어낸 2015년과 2016년에는 제조 비용이 각각 901억원, 966억원이었다.
5만원권을 과소발주한 2017년에는 다시 화폐 제조 비용이 821억원으로 줄었다가 작년에는 863억원으로 늘었다.
주화까지 포함하면 돈을 찍어내는 데 매년 1천억원이 넘는 금액이 소요되는 가운데 5만원권 과다발주가 연도별 화폐 제조 비용에 적잖은 부담이 되는 셈이다.
심 의원은 "화폐 재고가 충분한데도 화폐를 필요량 이상으로 제조해 비용이 지출되는 일이 없도록 화폐 발주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신권 수요가 대부분 명절에 집중되어 있어 설과 추석의 수요 예측만 정확해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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