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의 허파' 아레이 콜로니 숲 벌목 놓고 충돌

입력 2019-10-08 15:25  

인도 '뭄바이의 허파' 아레이 콜로니 숲 벌목 놓고 충돌
지하철공사 이유로 벌목 추진…반대 시위 환경운동가 등 29명 체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은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 지하철 공사 업체와 환경운동가들이 도시 외곽 숲 벌목을 놓고 격렬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NDTV 등 인도 매체가 8일 보도했다.
다툼 대상은 '뭄바이의 마지막 허파'로 대접받는 현지 아레이 콜로니 지역 숲의 나무 2천700여그루다.
뭄바이시 지하철 당국은 나무를 베어내고 열차 주차 공간 등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고 환경운동가 등은 반대해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 4일 고등법원이 지하철 공사 중단 청원을 기각하면서 벌목이 시작되자 환경운동가 등은 격렬한 시위에 나섰다.
환경운동가, 발리우드 스타, 일부 지역 정치인 등은 이 나무들을 베어내면 안 그래도 녹지가 적은 뭄바이의 대기 오염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리를 점유한 뒤 아레이 콜로니 지역 진입도 시도했다. 이들 가운데 29명 이상은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에 나선 학생 리샤브 란잔은 "아레이 숲은 뭄바이의 허파라고 불린다"며 "허파를 잘라서 다른 곳에 이식한다면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레이 콜로니는 이미 동물원 건설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 당국은 교통체증이 심각한 뭄바이의 현실을 고려하면 지하철이 증설돼야 하며 아레이 지역은 이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시설을 위해 필요한 부지도 전체 아레이 콜로니 중에서 매우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와 관련한 또다른 청원도 제기됐고 인도 대법원은 지난 7일 주 정부에 다음 심리가 열리는 오는 21일까지 해당 지역의 벌목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체포된 환경운동가 등도 풀어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2천141그루의 나무가 이미 베어진 상태다.
뭄바이지하철공사 측은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잘라낸 나무 처리 작업, 건물 신축 등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다툼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주 선거와 관련해 지역 정치 지형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집권 인도국민당(BJP)과 연대했던 지역 정당 시브 세나는 환경 보호 관련 여론을 의식, 주 정부와 연방 정부를 공격하고 나섰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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