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때는 英국가부채 반세기 최고 수준될 것"

입력 2019-10-08 17:04  

"노딜 브렉시트 때는 英국가부채 반세기 최고 수준될 것"
싱크탱크 IFS 보고서…"재정지출 급증으로 감세 공약 실현도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과 결별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노딜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영국의 국가부채가 반세기 만에 최고치로 치솟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BBC와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유력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8일(현지시간) 노딜 브렉시트 때 국가부채 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90%에 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같은 국가부채 비율은 196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7년 기준으로 영국의 국가부채 비율은 GDP의 87.5%다.



IFS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정부는 수반될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지출을 큰 폭으로 늘릴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국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간 가디언은 노딜 브렉시트 이후 영란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정부가 세금 감면,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개입한다고 하더라도 2020∼2021년 성장률이 '제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에 참여한 시티그룹의 크리스티안 슐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C에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상당한 경기부양책을 쓰더라도 향후 2년 간 경제가 전혀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FS는 또한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상관없이 영국 정부는 이미 보건과 교육, 치안 확충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를 계획하는 등 내년 차입금을 배로 늘리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딜 브렉시트 시 국가부채 규모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정부가 또한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기 총선을 겨냥해 유류세 감면을 포함한 감세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폴 존슨 IFS 소장은 "경제와 공공재정이 직면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위험할 수 있다"며 "정부는 효과적인 '재정상의 닻'(fiscal anchor) 없이 표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FS에 따르면, 실제로 정부가 재정지출을 최근 늘리면서 영국의 재정 적자는 올해 293억 파운드(약 43조원)에서 내년에는 500억 파운드(약 73조3천억원)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FS는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이 극심하지 않은 온건한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2021∼2022년 재정적자는 GDP의 4%에 이르는 1천억 파운드(약 146조6천억원)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1천600억 파운드(약 234조5천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해 왔다.


폴 존슨 IFS 소장은 "부채와 재정적자가 치솟으며, 이를 원래로 되돌리기 위해 또 다른 긴축의 시기를 겪어야 하는 세상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IFS는 이번 보고서에서 정부가 공공 서비스 분야의 재정 지출을 대폭 늘리려 하고 있기 때문에, 보리스 존슨 총리가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제시한 감세 공약을 실천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고 일간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그동안의 재정 긴축 기조를 끝내고 내년 회계연도에 교육과 의료, 치안 등에서 138억 파운드(20조원) 이상의 재정지출을 늘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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