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최대 12일을 보내 보수도 25% 줄어…"행복은 나눔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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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에 살면서 매월 3분의 1가량을 대서양을 건너 의료 환경이 열악한 모국 나이지리아에서 진료 활동을 하는 40대 의사가 있다.
지난 주말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신경외과 의사인 올라왈레 술라이만(49)은 미국 뉴올리언스에 있는 옥스너 신경과학연구소에서 일한다. 뇌신경 및 척추신경 분야 교수 겸 등과 척추 센터의 책임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바쁜 와중에 매월 최대 12일가량 인도양을 건너 자신이 태어난 나이지리아를 찾는다. 그곳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때로는 무료로 진료하기도 한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미국인 고용주와는 보수를 25% 줄이기로 한 상태다.
그가 만사를 제쳐두고 꾸준히 나이지리아를 찾는 이유는 그의 성장 배경에서 나온다.
술라이만은 항구도시인 라고스의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에서 자랐다.
그는 CNN 방송에 "나는 일부다처제 가정의 10남매 중 한 명이었으며, 형제들과 한 방에서 지내면서 종종 바닥의 매트 하나에 모여 자는 우리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대학 학비를 낼 수 없는 집안 형편이었지만, 19살 때 나이지리아 정부 장학금을 받아 불가리아에서 의학을 공부할 기회를 얻었다.
술라이만으로서는 인생에 새로운 기회가 열린 만큼 의료활동을 통해 이를 갚아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
지금은 모국의 의료보건 환경 개선에 자신의 지식이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해외에서 좋은 교육과 연수를 받을 특권을 가진 아프리카인들은 우리의 대륙을 바꾸기 위해 주변의 자신의 영향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술라이만은 아내 퍼트리샤와 함께 2010년 미국에서 헬스케어 관련 회사인 'RNZ 글로벌'을 설립, 신경과 척추 수술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나이지리아에서 종종 심폐소생술(CPR)을 포함한 응급처치 과정도 제공한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는 현지 종교관련 단체와 협력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 척추 수술도 하고 있다.
술라이만은 앞으로 수년 내에 나이지리아에 최소 4개의 신경과학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CNN 방송에 "행복은 당신이 얻은 것으로부터 오기보다는 나누는 것으로부터 온다고 믿고 있다"며 "나눌 여지는 항상 있고, 당신이 백만장자라야 꼭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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