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 군사작전 임박?…대통령실 "곧 시리아 국경 넘을것"(종합)

입력 2019-10-0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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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 군사작전 임박?…대통령실 "곧 시리아 국경 넘을것"(종합)
소수 선봉대, 시리아 침투설…터키 국방장관 "아직 준비 중"
본 작전 앞서 쿠르드 수송·보급로 공습…러, 군사작전에 반대 입장
로하니 이란 대통령, 터키에 자제 촉구…쿠르드 자치정부는 동원령 내려



(이스탄불·모스크바=연합뉴스) 김승욱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의 불개입 선언으로 쿠르드 민병대를 겨냥한 터키군의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터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곧 국경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흐렛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장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터키군은 자유 시리아군(FSA·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과 함께 곧 터키와 시리아 사이 국경을 넘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알툰 청장은 "쿠르드 민병대(YPG)에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며 "그들은 스스로 떠날 수도 있고, 우리가 그들에게 ISIS(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를 뜻하는 IS의 옛 이름) 소탕 작전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툰 청장이 언급한 쿠르드 민병대 조직 인민수비대(YPG)는 2014년 IS 발호 이후 미군과 함께 최전선에서 IS 격퇴전을 수행했다. 지난 5년간 IS 격퇴전에서 숨진 YPG 대원은 약 1만1천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보고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기고 있다.
터키는 수차례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넘어 YPG를 소탕하려 했으나, 이곳에 주둔 중인 미군에 가로막혀 실패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은 지난 6일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이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터키군의 위협에서 동맹 세력인 쿠르드족을 보호해온 미국이 터키군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터키군은 곧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로 진격할 태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군이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내기 위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소수의 선봉대가 본격적인 작전을 준비하기 위해 이날 오전 시리아 국경 도시인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 인근의 전선 2곳에서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다만, YPG가 주축을 이룬 쿠르드족의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 측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도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군사 작전과 관련한 준비는 계속되고 있으며 병력 배치도 진행 중"이라며 군사작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규모 지상병력이 국경을 넘는 본격적인 군사작전은 개시하지 않았으나, 터키군은 이미 SDF의 수송·보급로와 주요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국영TV는 터키군이 전날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사이 세말카 국경 검문소 주변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터키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군이 본격적인 작전을 개시하기 전 보급로 차단을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지역을 공습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터키군이 하사카주(州)의 국경도시 알-말리키야에 배치된 SDF 부대를 겨냥해 포격을 가했으며, 락까주 교외의 탈아브야드 시에 배치된 SDF 부대도 터키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리아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날 "터키 침공에 대비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3일 동안 전체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쿠르드인들에게 "의무 이행을 위해 터키 국경으로 향하라"고 촉구했다.



터키군이 조만간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IS 세력이 이날 이른 아침 시리아 북부 도시 라까의 SDF 기지를 공격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쿠르드 민병대 측은 IS가 라까 기지에 세 차례의 자폭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지만 사상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명의 IS 전투원이 SDF 기지에 사격을 가한 뒤 자폭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터키의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 공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터키의 쿠르드 민병대 공격 가능성으로 인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 정세 악화 문제를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의에서는 현 상황에서 모두가 시리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방해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소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9일 기자들에게 전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차우쇼을루가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 존중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라브로프는 또 시리아 정부, 시리아 내 쿠르드 세력과도 시리아 북동부 지역 정세를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이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터키에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미국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란 IRNA 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터키가 남쪽 국경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는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올바른 길을 택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은 그 지역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은 터키 접경인 북서부 국경지대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란 ISNA통신은 이 훈련에 신속대응부대와 기동공격여단, 헬기부대 등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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