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35분 분량…5명이 생중계 지켜보고 삭제 전까지 2천200명 시청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독일 동부 도시 할레의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아마존이 운영하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고 경제매체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경찰은 이 사건으로 최소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트위치는 이날 이런 사실을 확인하며 "오늘 독일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에 놀랐고 비통하다"며 "피해자 모두에게 가장 깊은 위로를 건넨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우리는 증오 관련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으며 어떤 폭력 행동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 콘텐츠를 삭제하기 위해 긴급 조치에 나섰으며 이 혐오스러운 행동을 담은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은 어떤 것이든 영구 정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치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35분 분량의 이 총격 사건 영상이 트위치에 올라왔고, 5명이 이를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밝혔다.
또 이 동영상이 부적절 콘텐츠로 분류돼 삭제되기 전까지 30분 동안 녹화된 동영상을 약 2천200명이 시청했다고 설명했다.
트위치에 따르면 이 총격 사건을 생중계한 계정은 두 달 전 생성된 것이다.
트위치는 문제의 동영상이 추천 동영상으로 올라온 적은 없다며 자체 조사 결과 사람들이 다른 온라인 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이 동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한 뒤에는 이 동영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업계 컨소시엄에 해시(정보의 위·변조를 확인하기 위한 알고리즘)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트위치는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우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업계 동료, 법 집행기관, 기타 유관 당사자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동영상은 10개의 백인 우월주의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되기도 했다.
CNBC는 이번 사태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악행을 저지르면서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신의 범죄 행각을 방송함으로써 영향력을 증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위치는 원래 비디오 게이머들이 자신의 게임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하면서 시청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러나 이날 총격 사건 범인들은 이를 총격 사건을 생중계하는 데 악용한 것이다.
올해 3월에는 뉴질랜드의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사건 발생 후 24시간 만에 이 동영상 150만개를 삭제하고 120만개는 업로드되는 것을 막았다고 밝힌 바 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