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보름 사이 3차례 중일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 중국 매체가 이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10일 베이징(北京)일보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주일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리셉션에 축하 영상을 보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중국어로 인사말을 한 뒤 지난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일 관계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중일 양국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번영에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양국이 손잡고 지역·세계의 당면 과제에 대응하고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양국 간 미래관계의 새 모델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내년 봄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을 언급하면서 "양국의 새로운 미래 모습을 만드는 데 다시없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양국의 새 시대에 어울리는 의미 있는 이벤트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임시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에서도 시 주석의 국빈 방일을 앞두고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중일 간 교류가 지도자 간 왕래뿐만 아니라 경제·청소년 등 모든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9일 참의원 전체회의에서도 "모든 분야의 교류를 확대하고,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양국의 새 시대를 열기로 했다"고 재확인했다.
베이징일보는 이밖에 지난 7일 중국 미사일 구축함 타이위안(太原)함이 일본 해상자위대가 개최하는 국제 관함식에 처음으로 참가한 것도 주목했다.
이는 지난 4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すずつき)호가 참가한 데 이어 8년 만에 이뤄진 양국 함정의 상호방문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일보는 "중일 관계 개선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는 등의 배경에서, 중·일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방해를 없애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를 따라 안정적·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8일 내년 봄 시 주석 방일에 맞춰 중·일이 양국 관계의 틀을 새롭게 규정하는 제5의 정치문서를 작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자국 주도의 신질서를 상징하는 문구를 넣자고 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이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할 경우 무리해서 정치문서를 채택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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