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도소내 재소자 아지트 철거…마약·흉기 쏟아져

입력 2019-10-10 16:35  

필리핀 교도소내 재소자 아지트 철거…마약·흉기 쏟아져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당국이 교도소 안에 재소자들이 불법으로 지어 아지트로 썼던 가건물들을 대대적으로 철거하기 시작했다.
교정 당국의 묵인하에 지어졌던 가건물들에서는 마약과 흉기는 물론 TV, 전기 프라이팬, 아이스크림 제조기 등 가전제품과 현금 뭉치, 자위 도구, 건설 장비 등이 트럭 짐칸을 가득 채울 만큼 발견됐다.
10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교정 당국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전 4시부터 수도권에 있는 뉴 빌리비드 교도소에서 굴착기와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불법 가건물 수십 채를 철거했다.
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군과 경찰 특공대 등 1천800명가량의 인력과 소방차 등을 투입했다.
제럴드 반태그 교정국장은 "재소자들이 밀반입한 물품 사용을 숨기려고 불법 구조물들을 지었다"면서 "이 과정에 영향력 있는 재소자들이 교도소 직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반태그 국장은 또 "뇌물을 건넨 재소자 중에는 마약밀매 조직의 두목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소자들이 아지트 철거로 상심하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저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 교정국에서 관리하는 다른 교도소 6곳에 지어진 불법 가건물도 모두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전격 발탁된 반태그 국장은 교정국 쇄신에 본격 착수, 최근 비위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 직원 353명을 직위해제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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