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문가 "대중교통에서 음식물 금지해야…아동비만 심각"

입력 2019-10-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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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전문가 "대중교통에서 음식물 금지해야…아동비만 심각"
정부 최고의학책임자 출신 교수, 아동비만 퇴치 방안 담은 보고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영국에서 아동 비만율을 줄이기 위해 통근 열차와 통학 버스 등에서의 음식물 섭취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영국 정부 최고의학책임자(CMO) 출신 샐리 데이비스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70)는 10일 발간한 보고서 '아동 비만 문제를 해결할 때'(Time to Solve Childhood Obesity)에서 이같이 주문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정부 내 보건 담당 최고 자문가인 CMO를 2010년부터 9년간 지내다 지난달 퇴임했다. 재임 당시 정크푸드에 부과하는 세금을 늘려야 한다는 등 과감한 목소리로 '최고 유모'(Chief Nanny)라는 별명을 얻었다.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 의뢰로 발간한 이번 보고서에서 그는 정부가 2030년까지 아동 비만율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이런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유한 나라 중 비만율이 가장 낮은 일본에서도 대중교통 안에서 음식물을 못 먹도록 돼 있다"며 "(아동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마법의 탄환' 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교수는 보고서에서 이 방안 외에도 포장 음식 용량 제한, 모든 정크푸드 제품 포장지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포장지'(Plain Packaging) 도입 등 48가지 방안을 권고했다.
그가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그만큼 영국에서 아동비만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영국 아동 중 3분의 1이 과체중 상태며, 이 중 5분의 1이 비만으로 분류돼 암,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테리사 메이 정부에서 정크푸드에 대한 '1+1' 판매 금지, 저녁 9시 이후 정크푸드 광고 금지 등 관련 조처를 내놨지만 현재 무용지물 상태다.
건강 관련 단체들은 잇따라 샐리 교수의 보고서에 지지를 표명했다.
의사와 건강 관련 자선단체들로 구성된 '비만건강동맹'(Obesity Health Alliance) 소속 캐럴린 서니는 "이 보고서는 정부가 이미 나와 있는 조치들을 시행하는 것을 넘어 한참을 더 나아가지 않으면 아이들의 건강이 위험해질 것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핸콕 장관은 정부는 샐리 교수의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내년 보건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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