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름을 인정하라는 게 쿠란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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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마=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바레인은 작은 나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동에서 가장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존과 관용의 수도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레인 국왕 직속기관인 하마드국왕 평화공존 국제센터의 셰이크 칼리드 빈 칼리파 알칼리파 이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고조하는 중동 내 갈등과 반목을 해결하는 데 바레인이 공존의 메신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셰이크 칼리드 이사장은 먼저 바레인의 문화·종교적 독특함을 설명했다.
그는 "바레인은 국토가 작지만 19세기부터 여러 종교를 받아들여 조화롭게 산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라며 "힌두교 사원이 중동에서 처음 들어섰고, 1893년에 미국 선교회가 이곳에 교회, 학교, 병원을 설립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땅이 작은 덕분에 거의 매일, 매시간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과 마주치고 접촉한다"라며 "이런 환경 속에서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은 바레인의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고대부터 바레인은 중동, 아프리카, 페르시아, 인도가 교차하는 무역 중심지였다"면서 "여러 인종과 종교가 섞여 자연스럽게 공존의 정신이 자리 잡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를 '공존의 수도'라고 칭했다.
셰이크 칼리드 이사장은 "이런 지리·종교적 다양성에 기반해 우리 센터는 하마드 국왕을 중심으로 공존과 관용을 추구하고 전 세계에, 특히 중동 아랍권에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중동에서는 다른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내전과 차별, 증오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대에 우리 평화공존 국제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고 공존과 관용의 메시지를 전달할 중심지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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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7년 7월 발표한 '바레인 선언'이 이런 의지를 대외에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이 선언은 "남을 무시하는 것은 평화의 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상호 존중과 사랑의 정신이 깃든 '믿음의 교리'에 따라 배우고, 나누고, 함께 사는 것을 임무로 삼아야 한다"라고 시작한다.
셰이크 칼리드 이사장은 "바레인 선언의 핵심인 믿음에 따라 살면 다른 이를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하게 된다"라며 "어느 종교도 다른 이를 죽이거나 혐오하라고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마드국왕 평화공존 국제센터는 특히 젊은이들이 평화·공존의 메신저가 되도록 장학, 교육 사업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에 대해 "종교를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자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부추긴다"면서 "미디어가 무슬림 극단주의자의 서방에 대한 테러를 오래 기억하도록 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란에서는 '너는 너의 종교가, 나는 나의 종교가 있다'라고 명확히 가르친다"라며 "쿠란을 오역하고 부분만을 발췌해 자신이 필요한 수단으로 삼는 자들이 이슬람 포비아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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