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거래' 공방…복지부, 연내 시범사업 진행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추나요법에 이어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통 한약으로 불리는 첩약에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두 단체는 오랜 기간 맞서왔다. 한의협은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해 왔지만, 의협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첩약은 여러 가지 다른 한약 제제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형태를 뜻하며 한 번 먹는 양은 보통 1첩(봉지)이다.
갈등이 심화한 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한의협이 첩약 급여화를 위해 청와대에 '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찬성을 조건으로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는 최혁용 한의사협회장이 강연에서 "문케어를 전면 지지하겠다", "대신에 우리도 문케어에 들어갈 기회를 달라", "청와대에서 그래 좋아 그렇게 원한다면 첩약은 보험에 다시 넣어주자, 라고 결정을 내렸다"라고 언급한 장면이 담겼다.
이에 한의협은 "회원 내부 강연 동영상으로 문케어 취지에 맞게 국민의 요구가 높은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2017년 8월 문케어가 공개된 이후 수차례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국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한의 의료서비스가 경제적 부담 없이 제공될 수 있게 되기를 처음부터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협은 최 회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11일 감사원에 첩약 급여화와 문케어 지지 거래 의혹에 관한 감사를 청구했다.
의협은 "한의계와 청와대 간에 모종의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며 "한의협과 청와대가 국민건강을 도외시한 채 문케어 지지와 첩약 급여화를 '맞교환'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민건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1천292명의 뜻을 모아 국민의 건강상, 보건상으로 발생할 위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감사를 청구한다"며 "특정 이익단체의 부당한 로비나 거래의 유착관계가 국민건강에 우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첩약 급여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가급적 연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 발표된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첩약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 이후에는 보험적용 필요성, 재정 여건, 연구·시범사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수 항목 중심의 보장성 강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한방 치료법의 객관적인 근거 축적 및 표준화 등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월부터 한의협과 약사회, 환자단체, 전문가집단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첩약 급여화를 위한 협의체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시범사업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대상 질환을 몇 개로 할 것인지 등 시범 수가를 만들어야 하다 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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