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글로벌경제에 '족쇄'…30년간 GDP 3%씩 손해본다

입력 2019-10-13 08:00  

비만은 글로벌경제에 '족쇄'…30년간 GDP 3%씩 손해본다
OECD 비용 분석…수명단축·보건비 증가·생산성 저하
사회 불평등도 부채질…"생활습관 바로잡을 정책투자 절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심각한 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3일 발간한 '비만의 막중한 부담 - 예방경제학'에 따르면 과체중·비만 인구는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인다.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34개국에서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으로 집계됐다.
회원국들의 비만 인구 비중의 평균은 2010년 21%이던 것이 2016년 현재 24%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 때문에 향후 수십 년 동안 주요 경제권이 치러야 할 비용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OECD 회원국들이 비만·과체중 탓에 평균 3.3% 국내총생산(GDP)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20개국(G20)에서는 평균 3.5%,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조사대상이 된 23개국에서는 3.3%의 손실이 예고됐다.
한국이 입을 손실은 2.4%로 이들 주요 경제권의 평균치와 비교할 때는 작은 편에 속했다.
멕시코와 미국은 각각 5.3%, 4.4%로 상대적으로 큰 손실을 볼 국가들로 주목됐다.
과체중·비만에 따른 GDP 손실에는 수명 단축, 보건지출 증가, 산업인력 운용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
보고서는 비만과 그로 인한 질병 때문에 기대수명(신생아에게 기대되는 생존 기간)이 국가별로 0.9∼4.2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OECD, G20, EU 회원국들에서 2020년부터 2050년까지 제 명을 살지 못하고 일찍 죽는 이들은 9천200만명에 달할 것으로도 추산됐다.
아울러 이 기간 OECD 회원국들이 총 보건비용에서 과체중·비만으로 인한 질병 탓에 쓰는 비용은 평균 8.4%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당뇨, 심혈관계 질환, 치매, 암 등을 관련된 질환으로 지목하며 이들에 대한 치료 탓에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도 과체중·비만에 따른 조기퇴직이나 결근, 생산성 저하로 불필요한 손실에 신음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도 뒤따랐다.
다른 한편에서 과체중·비만은 특정 사회의 불평등을 부채질하는 난제로 우려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특히 비만한 어린이가 겪게 되는 특수한 환경과 성장 과정을 주목했다.
과체중인 어린이는 성적이 좋지 않고 결석률이 높으며 따돌림에 노출되기 쉬워 삶에 대한 만족도까지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어린이는 비만한 어린이보다 학교 성취도가 높을 가능성이 13%라고 분석했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비만이나 과체중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거론됐다.
만성질환을 앓은 이들은 이듬해에 고용될 가능성이 8% 작고, 직장에서 결근하거나 생산성이 떨어질 확률이 최대 3.4% 높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과체중 수위가 높아지면 우리의 건강, 재산, 복지가 파괴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촉진하는 정책에 대한 투자를 시급하게 늘리는 게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OECD의 이번 조사는 OECD, G20, EU 회원국을 포함한 52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신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기준에 따라 과체중, 비만을 규정했다. WHO는 BMI가 25㎏/㎡를 넘으면 과체중, 30㎏/㎡를 초과하면 비만으로 본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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