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에서 친중 기업들을 상대로 시위 지원 명목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전했다.
경찰은 11일 이달 들어 홍콩 사업체 4곳에서 이런 신고를 했다면서 "민주 연합체라고 밝힌 단체가 기업체에 팩스·이메일를 보냈고, 폭력 시위를 위해 비트코인을 내지 않으면 상점들을 부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과격 반정부 단체라고 자칭한 이들은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박 이메일에는 최근 시위대가 상점들을 훼손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첨부돼있었으며, 한 이메일에는 발신자 주소에 '홍콩 워리어스(HKwarriors)'라고 적혀있기도 했다.
경찰은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조사 중"이라면서 "협박 메시지를 받은 경우 경찰에 신고할 것을 모든 시민과 상점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SCMP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신고한 업체에는 홍콩 레스토랑 체인인 풀럼그룹 홀딩스, 식품 관련 체인인 베스트마트 360, 건강제품 소매업체인 로얄 메딕 등이라고 전했다.
민주연합체는 풀럼그룹에 0.1비트코인(약 120만원), 로얄 메딕에 0.5비트코인(약 600만원) 이상을 낼 것을 요구하면서 "열흘 내 입금하지 않으면 당신의 회사 및 관련자를 혹독하게 벌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메일에는 이들 기업이 '친 공산주의'이기 때문에 협박대상이 됐다면서, 비트코인 요구는 그 죗값을 받는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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