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비상경계령 선포 검토…거북이·조류 이어 돌고래 사체도 발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동부 지역 해안에 밀려드는 대량의 기름 찌꺼기가 대규모 환경 재앙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지방정부는 기름 찌꺼기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비상 경계령 선포를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전날까지 기름 찌꺼기 때문에 70여개 도시 156개 해변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州) 해안에서 처음 발견된 기름 찌꺼기는 대서양 해안을 따라 계속 퍼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9개 주에서 발견됐다.
북동부 지역 중심지인 바이아 주 정부는 기름 찌꺼기가 밀려들면서 비상 경계령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비상 경계령이 선포되면 기름 찌꺼기 피해가 발생한 도시에 재정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연방법원은 기름 찌꺼기가 강으로 흘러 들어가면 주민들의 식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상 프란시스쿠 강을 비롯한 주요 강 입구에 임시로 제방을 설치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브라질 해군은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동부 해안에서 기름 찌꺼기가 폭넓게 발견되고 있으며 전례 없는 규모의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해군은 함정 5척과 항공기 1대를 동원해 기름 찌꺼기 제거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유출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해군과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는 그동안 진행된 비공개 조사 결과 베네수엘라에서 원유가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기름 찌꺼기가 다른 나라에서 배출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기름 찌꺼기 확산은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북동부 알라고아스 주 펠리스 데제르투 시 인근 해변에서는 기름 찌꺼기를 삼키고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돌고래가 발견됐다.
이에 앞서 소셜미디어(SNS)에는 북동부 지역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죽은 거북이와 조류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기도 했다.
기름 찌꺼기가 대량으로 발견된 해안 주변에서는 수영과 어로 활동이 금지되면서 주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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