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성 축복 글에 실수로 '뉴올리언스 세인츠' 문양 해시태그에 삽입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바티칸 교황청이 13일(이하 현지시간) 5명의 새로운 성인 추대를 알리는 시성식 행사를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어판 트위터 계정에 소개하며 미국 프로풋볼(NFL)팀인 '뉴올리언스 세인츠' 상징 문양을 해시태그로 넣는 실수를 해 화제가 됐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수천 명이 운집한 가운데 영국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영국의 신학자이자 사상가 존 헨리 뉴먼(1801∼1890) 추기경과 수녀 4명을 가톨릭 성인으로 추대하는 시성식을 집전했다.
바티칸에서 이뤄지는 가톨릭계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인 만큼 교황청도 자체 언론과 다양한 소셜미디어 네트워크(SNS)를 통해 이 소식을 알렸다.
전 세계 1천8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어판 트위터 계정에도 "주님의 은총으로 오늘 우리는 새로운 성인들을 추대했다. 그들은 신앙 안에서 삶의 길을 걸었고 우리는 그들의 전구를 청한다"는 내용의 글이 포스팅됐다.
그런데 이 글에 '#Saints'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NFL의 뉴올리언스 세인츠팀 로고인 백합 문양이 표시돼 시선을 끌었다. 교황 트위터 관리자가 관련 해시태그를 올리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NFL 팬 수천 명이 교황의 글을 리트윗하는 등 폭발적으로 반응하면서 이날 온종일 트위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잭슨빌 재규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던 세인츠의 한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교황의 트윗 글을 캡처해 포스팅하며 "와우, 우리가 (교황의) 축복받은 건가?"라는 농담 섞인 글을 올렸다.
세인츠의 팬들도 '교황님이 우리 팀을 친히 축복해줘 감사하다'며 장난스럽게 반응했다.
교황의 트윗글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세인츠는 팀 공식 계정을 통해 "축복받은 우리는 결코 패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실제 세인츠는 이날 잭슨빌 재규어스와의 경기에서 13대 6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편에서는 "의도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교황 트위터 계정 관리자는 해시태그를 포스팅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겠다"라는 내용의 다소 진중한 조언도 나왔다.
14일 현재 교황의 관련 트윗 글은 수정돼 세인츠 문양이 빠진 상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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