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30년 업력 요구' 등 보험업 진출 규제도 삭제·완화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심재훈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협상에서 1단계 합의로 '미니 딜'이 성사된 가운데 중국이 자국에서 외국 자본으로만 된 은행이 설립돼 영업하는 것을 정식으로 허가했다.
중국의 금융 시장 개방은 미·중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5일 '외자은행관리조례'를 수정해 외자 독자 지분 은행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핵심 금융 산업인 은행업 지분 제한을 완전히 철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에 이를 위한 법제화 절차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개정 조례는 공포일인 이날부터 발효됐다.
국무원은 이날 개정 '외자보험관리조례'도 함께 공포했다.
외자 보험사가 중국에서 영업하려면 해외에서 30년 이상 영업한 이력이 있어야 하고, 중국에서 2년 이상 대표처를 운영해야 한다는 기존 조례의 조항이 삭제된 것을 포함해 새 조례는 전체적으로 외자 보험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국무원은 이번에 금융업의 대외 개방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은행, 증권, 보험업의 외자 주식 비례 제한을 완화하고 외자 금융 기관의 중국 내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자 보험사와 외자 은행의 진입 및 업무 범위와 관련된 대외 개방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보험업과 은행업의 대외개방을 한층 확대하는데 법적 보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작년 6월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은행업 전면 개방을 비롯해 증권·보험·펀드·선물·신용평가 등 다양한 금융 분야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여러 금융 업종에서 점진적으로 외국 회사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가는 추세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무역전쟁 상대방인 미국이 중국이 시장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의 많은 금융사는 거대한 중국 금융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중국 증권당국이 내년부터 100% 외자 증권사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시티그룹이 100% 지분을 가진 독자 증권사를 중국에 설립할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의 오랜 시장 보호 조치로 중국 토종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여서 외국계 금융사들이 향후 중국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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