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백악관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이란산 석유를 운송하는 중국 해운사들에 경고를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우리는 (중국) 해운사들에 아주 많은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렇게 해서 좋은 것이 없다.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정부는 중국 최대 국영 해운기업인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이 소속 선박들의 AIS를 끈 사실을 자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5일 이란 석유 수입과 관련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코스코 자회사인 코스코 해운 탱커 등 6개 기업과 중국인 5명을 제재 대상 목록에 올렸다.
코스코 해운 탱커 측은 성명을 통해 AIS를 끈 소속 선박이 없다면서 "관련법과 규제를 계속 준수하고 있다"고 항변했으나, 로이터 통신은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아이콘이 제공하는 선박이동자료를 바탕으로 유조선 3척의 위치가 이달 8일 혹은 11일 이후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적이 불분명한 선박은 초대형유조선(VLCC) 위안산후 호와 코스글래드 레이크 호, 아프라막스(5만∼10만t)급 유조선 양메이후 호다.
미국 정부는 이란산 석유를 운반하는 외국 선박을 일일이 주시하고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는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이란을 드나드는) 배를 문자 그대로 하나하나 살피고 있다. (이란 경제에) 매 선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이란 정권이 하고 있다면 오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이란 경제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이로 인해 이란의 석유 수출 규모는 250만bpd(1일당 배럴)에서 40만 bpd로 급감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 이후에도 이란산 석유를 가장 대규모로 수입하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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