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노딜' 이후 "북한의 대미 정책전환 예상"…중대결심 뭘지 촉각
"ICBM·위성발사 가능성도"…백마 탄 모습에 "웃통벗고 말 탄 푸틴 마초 이미지 연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외신들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모습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데 대해 그 상징적 의미에 주목하며 '스톡홀름 노딜' 이후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향배에 촉각을 세웠다.
특히 백두산은 김 위원장이 정치·외교적으로 중대한 결심을 하기 전에 찾은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백두산행 역시 중대결심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의 대미노선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대해 예의주시했다.
백마 타고 백두산 오른 김정은…"자력갱생 중요성 강조"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위원장은 삼지연에서 '적대 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을 거론,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 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한 백두산행에 동행한 이들이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신성한 백두산'에 백마를 타고 오름으로써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북한이 거론한 '웅대한 작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적 제재 및 압박에 대한 반발을 부각해주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과거 고비마다 백두산을 올랐던 점을 들어 '정책 전환'이 예상된다며 김 위원장이 뭔가 중대한 정책 결정을 숙고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른 모습은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는 '저항'을 상징하는 성명"이라며 "제재 완화에 대한 추구는 끝났다. 분명한 것은 없지만 북한은 2020년의 정책 진로에 대한 새로운 기대치를 설정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올 연말을 새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이 ICBM보다는 덜 도발적인 방식으로 경제적, 기술적인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위성 발사'를 조만간 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이번 백두산행이 한반도에 긴장이 다시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시점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국과의 핵 외교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뤄진 김 위원장의 이번 백두산행은 중대한 발표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아울러 북한의 파워와 함께 바깥 세계의 양보 요구에 맞서는 강경노선을 강조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WP는 백마를 탄 김 위원장의 모습이 종종 웃통을 벗은 채 말을 타는 모습을 공개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마초적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과거 중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백두산에 올랐던 점에 비춰 이달 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이뤄진 이번 백두산행이 대미 정책 변화의 전조가 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연말까지 미국의 실질적인 조치가 없으면 외교를 끝내겠다고 위협해왔다면서 조선중앙통신이 소개한 김 위원장의 언급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스탠스가 완화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후 김 위원장의 전략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면서도 북한은 과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긴장 고조를 추구해왔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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