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탓에 중국서는 게임 캐릭터도 마스크 못 쓴다(종합)

입력 2019-10-17 21:47  

홍콩 시위 탓에 중국서는 게임 캐릭터도 마스크 못 쓴다(종합)
中 당국, 시위대 상징 '검은 옷' 홍콩 배송도 금지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이 홍콩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가운데 중국에서는 한 모바일 게임회사가 캐릭터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했다.
마스크가 반정부 시위대의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을 고려한 조치다.
1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샤이닝니키'라는 게임을 개발한 이 회사는 지난 주말 업데이트에서 게임 캐릭터가 얼굴을 덮는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대신 마스크를 한쪽 귀에 걸 수만 있게 했다.
게임 개발사 측은 일부 이용자가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기 위해 이 게임을 이용한 뒤 "건강하고 조화로운 게임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게임에는 검정 마스크가 있었다. 지난 6월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일부 홍콩과 대만 이용자들은 자신의 캐릭터 프로필에 마스크를 씌우고 시위 지지 문구를 함께 달았다.
이는 중국 본토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한 이용자는 "일종의 패션이었던 검정 마스크가 이제는 변질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대의 상징인 '검은색 옷' 등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배송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의 택배회사 'PHXBUY'가 지난 7월 고객들에게 보낸 통지를 보면 중국 세관당국은 택배회사들이 검은색 티셔츠를 비롯해 노란 헬멧, 노란 우산, 장갑, 마스크, 깃발, 깃대 등을 홍콩으로 배송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달 광둥성 택배회사 '익스프레스'의 고객 통지문을 보면 이 금지 목록은 더욱 늘어나 손목밴드, 안전조끼, 스피커, 앰프, 드론, 고글, 쇠사슬, 쌍안경, 무전기 등이 새로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홍콩 시위대가 시위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택배회사 'SF익스프레스'의 한 직원은 "다른 색깔의 옷은 괜찮지만, 검은색 옷의 홍콩 배송은 금지됐다"며 "홍콩으로 보내는 물품은 철저한 검사가 요구되기 때문에 통상 걸리는 시간보다 이틀 정도 더 걸린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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