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리아에 남겨진 자국 출신 IS 조직원 자녀들 송환 착수

입력 2019-10-21 11:45  

영국, 시리아에 남겨진 자국 출신 IS 조직원 자녀들 송환 착수
터키-쿠르드족 간 '임시 휴전' 계기로 적극 추진…타 유럽 국가들도 송환 준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영국 정부가 부모와 떨어져 시리아에 남겨진 자국 출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 자녀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다수의 기관과 협력해 송환 절차를 개시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가디언이 보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와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송환 대상이 된 이들 중에는 3명의 'IS 고아'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은 5년 전 영국 런던에서 부모를 따라 시리아로 건너와 북동부 라까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까는 지난 2014년 IS가 점령했으나 2017년 10월 쿠르드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이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탈환한 뒤 통제해 왔다.
영국 정부는 이들을 이라크 에르빌로 옮겨 영국으로 송환할 계획이다.
터키와 쿠르드 민병대가 지난 17일 합의한 닷새간의 휴전 기간에 이런 루트로 송환 작업에 나서면 안전할 것이라는 쿠르드 관계자와 영국 구호단체 등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영국 정부는 시리아 내 IS 조직원 자녀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터키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동북부를 침공한 이후 도미니크 랍 외교장관은 태도를 바꿔 송환을 실행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경을 시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마침 터키와 쿠르드족이 임시 휴전에 돌입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송환 작업을 벌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이번 휴전을 기해 IS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자국민들을 시리아 북동부에서 본국으로 송환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등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약 30명의 영국 출신 IS 조직원 자녀들을 수용 중인 알홀 수용소 등은 이달 초 터키의 침공 이후 빚어진 혼란 속에서도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송환 작업이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 사이 국경이 개방돼 이송이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쿠르드족 자치정부 역시 송환 작업에 대해 "굉장히 협조적"이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송환 작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내디딘 한 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진정한 정책 변화로 나아가려면 정부가 모든 영국 어린이들을 송환할 대책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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