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콩 살인 용의자 인도는 정치적 목적 때문" 인수 거부

입력 2019-10-21 15:57  

대만 "홍콩 살인 용의자 인도는 정치적 목적 때문" 인수 거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홍콩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반대 시위 사태의 도화선이 된 홍콩인 살인사건 용의자의 신병 인도를 대만 측에 통보하자 대만 당국이 '정치적 조작'이라며 인수를 거부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만 당국은 수도 타이베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홍콩인 용의자 신병 인수를 위해 요청한 사법공조를 여러 차례 묵살하던 홍콩이 돌연 태도를 바꾼 배경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적 조작'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홍콩 정부가 애초 용의자 신병을 대만에 넘겨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송환법 입법을 추진하다가 정치적 악용 우려가 있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송환법 갈등이 대만으로까지 이어지는 형국이다.
21일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의 본토 창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날 사건 용의자 찬퉁카이(陳同佳·20)이 자수 의사와 함께 대만행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배후의 정치 세력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특히 홍콩 정부가 찬퉁카이의 대만행 의사를 밝힌 시점과 그의 자수를 설득한 인사를 둘러싼 의혹, 홍콩 정부와 중국 매체의 일치된 화법 등으로 미뤄 자의적인 결정이 아닌 강박에 의한 것이라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대만측이 사건 해결을 위해 홍콩 측에 사법 공조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묵살하고 있다가 송환법 수정을 위해 이를 고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대륙위원회는 그러면서 대만의 주권을 의도적으로 깔아뭉개기 위한 것으로 사법 정의와 인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홍콩 정부가 각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송환법 추진을 위해 사법 관할권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용의자와 피해자 모두 홍콩인으로 책임있는 정부라면 마땅히 최선을 다해 정의를 실현하고 피해자 가족을 위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륙위원회는 그러면서 홍콩 정부가 이번에 보여준 정치적 조작은 홍콩인이 역외지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홍콩 정부는 관할권이 없어서 반드시 중국에 송환해 심리해야 한다는 것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륙위원회는 또 이런 정치적 조작은 송환법 등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송환을 집행하기 위한 조치로 대만 주권을 격하시키고 사법 정의와 인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대만은 결코 정치적 조작에 동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홍콩에서만 기소가 가능하고, 대만은 대등, 존엄, 호혜의 기반 아래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후속 조치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찬퉁카이는 작년 2월 대만에서 함께 여행 중이던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대만의 한 지하철역 부근에 시신을 유기하고 홍콩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는 속지주의를 채택한 홍콩에서 살인죄 아닌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돼 29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았고, 형기 만료로 오는 23일 석방될 예정이다.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대만에 찬퉁카이를 넘겨 살인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송환법 입법을 추진했다가 정치적 악용 가능성이 있다는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장기화한 시위사태로 이어졌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