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명령에도 1발 불발"…러 국방부 "발사 사전 취소…비상상황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전략 핵무기 등의 성능 시험을 위해 이달 중순 실시한 '우뢰-2019' 군사훈련 과정에서 잠수함발사대륙간탄도미사일(SLBM) 1발이 발사 명령에도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 일간 '베도모스티'가 자국 국방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같은 사고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휘한 우뢰-2019 마지막 날(17일) 훈련 도중에 일어났다.
극동 지역의 태평양함대 소속 핵잠수함 '랴잔'이 수천 km 떨어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의 치좌 훈련장으로 옛 소련 시절에 개발된 SLBM R-29R(나토명 SS-N-18) 2발을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1발 만이 제대로 발사됐다는 것이다.
불발된 1발은 발사 명령에도 잠수함 내 발사대에서 사출되지 않았으며 랴잔 함은 불발된 미사일을 싣고 그대로 기지로 귀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R-29R는 지난 1970년대에 개발돼 실전 배치된 최대 사거리 8천km의 다탄두 SLBM이다.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신문에 "발사 명령이 전달되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한 군사전문가는 신문에 "이 미사일들은 이미 40년 이상 배치돼 있어 100%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베도모스티 보도를 반박하면서 "발사 직전에 랴잔 잠수함에 탑재된 1개 미사일의 기술적 상태에 대한 정보를 평가해 시험 타격에 이 미사일을 가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어떠한 비상 상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발사 취소가 우뢰-2019 훈련 성공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면서 "왜냐하면 훈련의 목적은 최대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에 대한 전투 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앞서 지난 15~17일 1만2천명의 병력과 전략미사일군 소속 213개 미사일 발사대, 15척의 수상함, 5척의 핵잠수함, 310대의 각종 군사장비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사흘간의 훈련 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를 포함한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16차례나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훈련은 지난 8월 미국과 러시아 간 주요 핵통제 조약인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파기 이후 양국이 중·단거리 미사일 전력 배치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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