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차기총리 "발칸국가 가입 보류한 EU, 포퓰리즘에 굴복"

입력 2019-10-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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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차기총리 "발칸국가 가입 보류한 EU, 포퓰리즘에 굴복"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서 "EU에 있어 발칸반도 중요"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코소보의 신임 총리로 유력한 알빈 쿠르티(44) 자결당(LVV) 대표가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보류한 EU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EU는 파시즘에 대한 대응으로 형성됐지만, 지금은 포퓰리즘과 파시즘에 직면해 겁을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7∼18일 이틀간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 발칸반도 국가들의 EU 가입에 반대한 바 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유럽연합은 가입국을 늘리는 문제보다는 내부 개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쿠르티는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하며 "EU의 내부개혁이 먼저고 이후에 외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두 사안은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발칸반도에 있어 EU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EU에 발칸 반도 역시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쿠르티는 "독일과 프랑스는 몇십 년 후 역사가들이 유럽에 두 번의 세계대전이 아닌 두 번의 작은 에피소드가 일어났다고 말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2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발칸반도였다며 유럽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발칸 반도 국가들의 유럽연합 가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조기 총선이 치러진 코소보에서는 쿠르티가 이끈 좌파 알바니아 민족주의 성향의 LVV가 선거에서 승리,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다만, 어느 정당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함에 따라 쿠르티는 행정부 구성을 위해 제2당에 오른 중도 우파 성향의 코소보민주동맹(LDK)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
외부적으로 세르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서방의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세르비아는 자신의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 약간의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알바니아계 인구가 대다수인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수십만 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양산된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쿠르티는 내전 발발 전 세르비아의 억압 정책에 저항한 학생 운동 지도자 출신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도 기성 엘리트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자주 해온 인물이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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