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경찰, 100여 명 테러 가담자 중 고작 6명 기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21일 '위안랑 백색테러' 3개월을 맞아 홍콩 곳곳에서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위안랑 백색테러는 지난 8월 21일 홍콩 위안랑 전철역에서 흰옷을 입은 100여 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쇠막대기와 각목 등으로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해 45명이 다친 사건을 말한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이날 위안랑 전철역 인근 요호(YOHO) 쇼핑몰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위안랑 백색테러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집회 후 이들은 거리로 나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이날 몽콕, 정관오, 타이쿠 등 홍콩 곳곳의 지하철역에서는 시민들이 위안랑 백색테러 규탄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쓴 시민들은 '위안랑 테러를 잊지 말라', '경찰과 폭력배가 결탁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경찰 규탄 구호 등을 외쳤다.
일부 집회에서는 시민들이 바닥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붙인 후 이를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홍콩 야당인 민주당 린줘팅(林卓廷) 의원은 "100여 명의 테러 가담자들이 시민들을 구타했고 그들의 모습을 현장 취재 기자들과 시민들이 선명하게 찍었지만, 경찰은 고작 6명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린 의원은 "이는 경찰이 폭력배들을 용인하고 체포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며 "정부는 백색테러 주범과 배후 인물을 하루빨리 체포하고,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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