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美정부의 北자산 공식몰수 첫 사례"…매각금액 웜비어 유족 등 전달예정
美법무부 "미국과 국제사회 제재 위반에 사용된 자산 계속 추적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유엔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몰수해도 좋다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미 검찰이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몰수하겠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정부가 북한 자산을 공식 몰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번 판결로 인해 북한 최대의 제재 위반 선박이라는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커리어가 끝나게 됐다"라며 "법무부는 미국과 국제 제재를 위반하는 데 사용된 자산을 추적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검장은 이번 판결로 미국 정부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몰수가 최종 확정됐다고 설명한 뒤 이 선박은 "더는 범죄 책략을 실현하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 3월 북한 석탄을 운반하다가 인도네시아 정부에 억류됐다.
미 검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위반 사실과 당시 선박 소유사인 북한 송이해운 측이 선박 수리 비용을 달러화로 지불한 점을 이유로 들어 인도네시아로부터 이 선박을 넘겨받아 압류 조치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으며, 미국은 지난 2016년 발효된 대북제제정책강화법(NKSPEA) 등을 통해 북한 측 개인이나 단체가 미국 은행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미 검찰은 지난 5월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선박 몰수 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선박 관리 비용 증가 등의 이유를 내세워 최종 판결 전에 매각하게 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판결 전 매각을 승인하고, 지난 8월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비공개 경매를 진행해 매각 절차를 완료했다. 선박을 구입한 업체는 현재 이 선박을 예인해 싱가포르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VOA는 전했다.
VOA에 따르면 선박 매각 금액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과 2001년 북한 감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족에게 각각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웜비어 유족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압류됐을 때 선박 소유권을 주장하는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매각 절차 진행을 위해 이를 곧 철회했다.
이번 판결이 나오기까지 북한 측은 재판에 참여하는 등의 법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의 자국 화물선 압류는 "강탈행위"라며 즉각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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