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前국방 측근, 책 발간 앞두고 2년 전 브리핑 막전막후 폭로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한국와 일본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20일 당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펜타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음 브리핑을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매티스 전 장관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전직 해군 장교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오는 29일 발간 예정인 '홀딩 더 라인'이라는 저서에서 이같이 적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가 이날 발췌한 저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매티스 장관은 펜타곤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 병력과 주둔 비용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60년 동안 두 나라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매티스는 또한 한국이 주한미군 평택 이전 비용을 내고 있고, 일본도 미 해병대가 오키나와에서 괌으로 이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일 미 해병대) 괌 이전 비용의 나머지는 누가 부담하느냐"고 질문하면서 일본이 기지 이전 비용의 일부만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를 냈다고 한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무역협정은 범죄적"이라며 매티스 장관의 브리핑 내용과는 무관한 무역 현안으로 화제를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 뒤 미 해군의 최신예 항모 '제럴드 포드'에 대해 "비용 초과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고 지적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전했다.
첫 국방부 브리핑 몇주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독일에서의 미군 철수를 언급했다는 대목도 책에 담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도중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때 군사 퍼레이드를 하고 싶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나는 전승기념일을 원한다"며 "메인스트리트에, 의회에서 백악관까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차량과 탱크를 원한다. 우리는 영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군사 퍼레이드에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군사 퍼레이드는 옛 소련과 같은 독재정권을 떠올리게 하고, 힘의 과시는 미군의 정치적 평판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에 바람대로 올해 7월 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 때 군사 퍼레이드가 실제로 거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브리핑이 끝난 뒤 "매우 좋은 공부가 됐다"며 "일본, 독일, 한국…우리의 동맹은 우리의 테이블에 있는 어떤 것보다 큰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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