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방 "美가 쿠르드군 철수 알려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이 중재한 터키와 쿠르드족의 휴전이 22일 오후 10시(현지시간)를 기해 종료된 가운데, 터키가 현 단계에서는 공격을 재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터키 국방부는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쿠르드 민병대(YPG)가 완전히 철수했다고 미국이 알려옴에 따라 쿠르드군에 대한 추가 군사 작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휴전 시한 종료 직후 발표했다.
AFP·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터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터키와 접경하는 시리아 북부 '안전지대'에서 쿠르드군 병력이 완전히 철수했다고 미국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의 단계에서는 새로운 군사 작전을 벌일 더 이상의 필요성이 없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YPG 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평화의 샘'으로 불리는 군사작전을 개시한 터키는 지난 17일 미국의 중재로 쿠르드 민병대와 120시간(5일) 동안의 조건부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휴전 조건으로는 17일 오후 10시부터 12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YPG가 철수하는 것을 내세웠다.
터키는 유프라테스강 동쪽의 시리아 국경을 따라 폭 32㎞에 이르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합의 직후부터 쿠르드 민병대가 완전히 철수하지 않을 시 "그들의 머리를 짓뭉개버리겠다"고 발언하는 등 군사 작전 재개를 압박해왔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 군사 당국이 쿠르드군의 안전지대 철수 사실을 터키군 측에 알린 점을 확인했다고 AFP가 터키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발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내 '안전지대'로부터의 쿠르드 민병대 퇴각과 러-터키 양국 군의 공동 순찰에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언론 브리핑에서 "내일(23일)부터 우리의 프로젝트를 이행할 것"이라며 "150시간 이내에 모든 테러 세력인 YPG와 중화기들은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0km 밖으로 철수해 제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터키는 YPG를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규정하고 최대 안보위협으로 여기고 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북동부를 비운 사이 이 지역을 장악한 쿠르드족은 민병대 YPG를 조직해 사실상 자치를 누려 왔었다.
한편, 시리아 북동부 터키 접경 지역에서는 터키와의 휴전 시한 종료를 앞두고 터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될 것을 우려한 민간인들이 대거 피란길에 올랐다고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다.
터키 에르도안 "휴전합의 완전이행 않으면 작전 재개할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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